| 법정(法頂ㆍ72)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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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가난(청빈ㆍ淸貧)’이란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을 스스로 억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엇을 갖고자 할 때 갖지 못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가난의 정신입니다.”
법정(法頂ㆍ72) 스님이 12일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 극락전에서 열린 길상사 창건 7주년 기념법회에서 법문을 했다. 법정 스님은 길상사 회주로 주석하다 지난해 12월 회주직을 내놓았다. 스님은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불황이라고들 얘기한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진정한 가난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사람들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많이 가질수록 행복한가. 20~30년 전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연탄 몇 장과 쌀 몇 되밖에 가진 것은 없었지만 행복했다. 삶의 질은 물질적인 부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무소유의 삶을 지향하고 시민운동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이끌던 스님은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스스로 자제하고 억제하면서 선택한 맑은 가난, 즉 청빈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대중에게 설법했다. 스님은 또 "하루에만도 전세계에서 매일 3만5,000명 정도가 굶어 죽어가고 세계 인구의 6분의1인 10억명 정도가 하루 1달러로 연명하는 현실에서 이웃을 먼저 돌아보자"고 역설했다.
스님은 이와 함께 “미국이 최근 도전받고 있는 것도 가난한 국가들을 돕지 않았기 때문이며 남을 도우면 도움을 받은 쪽과 도움을 준 쪽이 모두 풍요로워지는 게 나눔의 비밀”이라고 강조했다. 길상사는 시인 백석의 연인이자 요정 `대원각' 운영자였던 김영한씨가 기증한 서울 성북동 7,000여평에 세워졌으며 97년 12월14일 개원법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