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장쉬의 착각

제6보(101~137)


흑13과 17로 좌상귀의 백진은 철저하게 유린되었다. 게다가 우상귀에는 여전히 시한폭탄이 남아 있다. 박영훈은 패배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어이없는 해프닝이 그를 살리게 된다. 장쉬의 흑27이 착각수. 백28로 왼쪽 흑 5점이 속절없이 죽어버렸다. “정말 그 수를 못본 것일까.” “우상귀의 패만 이기면 된다고 속단한 것은 아닐까. 이런 쉬운 수를 못 보았다는 건 너무 이상하다.” 검토실의 한중일 고수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장쉬가 29, 31로 계속 움직인 것으로 미루어볼 때 그는 잡히는 수를 미리 읽지 못했던 듯하다. 일부러 잡혀주고 우상귀에서 패를 내어 팻감으로 이 잡힌 돌을 이용할 작정을 했던 것이라면 실전처럼 29, 31로 두어 귀중한 팻감을 허비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실전보 흑27로는 참고도의 흑1에 두어 왼쪽 흑 5점을 살리고 보았어야 했다. 백2면 흑3에 하나 붙여놓고서 5로 엄습한다. 상변의 백은 6 이하 10으로 버둥거려 보아도 11로 끊기면 사는 수가 없다. 그러니까 백은 참고도의 백2로 두지 못하고 상변을 어떤 식으로든 수습해야 하며 그때 흑은 우상귀의 시한폭탄을 터뜨려 간단히 승점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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