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에이즈 방지 정책이 공개적인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베이징(北京)의 종합병원인 지단의원을 찾아 입원중인 에이즈 환자 3명과 악수를 나눴다. 원 총리는 에이즈에 오염된 혈액을 수혈 받아 감염된 이들에게 “강한 투병 의지를 가지라”며 “전 사회가 여러분을 도울 것”이라고 위로했다.
중국 총리가 에이즈 환자와 악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원 총리의 제스처는 지금까지 에이즈 실태와 대책을 공개하기를 꺼렸던 중국 정부의 태도가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까지 에이즈 감염자의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들어 방향을 크게 전환했다. 위생부는 올 초 중국의 에이즈 감염자가 60만 명이라고 밝히고 세계보건기구(WHO)와도 적극 협력하기 시작했다.
에이즈 방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말에는 TV에 콘돔 광고를 허용했다. 에이즈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올해 쓰촨(四川)성에서는 성 정부의 결혼 주선으로 첫 에이즈 환자 부부가 탄생했다. 현지 언론은 “이들 부부가 자녀를 갖지 않기로 했다”며 “에이즈는 단순한 신체적 접촉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HO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에이즈 환자는 100만 명을 넘는다. 중국 언론은 에이즈 감염자 증가 속도가 매년 20%를 넘는다며 대책이 없을 경우 2010년이면 1,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이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개 정책은 에이즈 확산이 중국의 경제발전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도 무관치 않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