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위 내달결론 앞둬 주목서울 강남의 선릉과 경기도 분당을 연결하는 '분당선'이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두고 강남 주민들이 '탄천역' 신설을 요구하자 성남ㆍ분당주민들이 '1년6개월이나 개통이 지연된다'며 강력 반발하는 등 지역 주민들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청원사항으로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회 건설교통위원회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이 문제를 이르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건설교통부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서울 강남주민 3만여명이 수차에 걸쳐 "분당선 2단계 구간 중 개포3역과 수서역 중간에 신설 역이 필요하다"며 국회에 청원하자 성남ㆍ분당주민들이 "공기지연으로 교통불편과 아파트 가격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앞서 국회는 올해 탄천역 설계 등에 예산 50억원을 편성(미집행) 했으나 논란이 확산되면서 현재는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철도청ㆍ서울시ㆍ강남구ㆍ토지공사 측도 지난 3월 비밀리에 강남 출신 오세훈 의원과 함께 회의를 갖고 총 571억원에 달하는 탄천역 신설비 분담(철도청 130억원, 서울시 151억원, 강남구 100억원, 토지공사 190억원)에 잠정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토공측은 현재 선결조건으로 '분당주민 설득'을 들어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성남ㆍ분당 주민들이 성남시와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과 함께 여러 차례 '탄천역 절대불가'입장을 고수하며 강남과 분당 지역 주민들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와 철도청 등은 탄천역 신설시 분당선 2단계 구간 개통이 크게 늦춰져 2004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탄천역 신설은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탄천역 신설은 경제성과 공기면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 건교위측이 강남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인 접근을 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강남과 분당 주민들과 지자체, 국회의원들 사이에 대립이 극심한데다 탄천역을 신설하면 공사 중에 새 역을 내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최종결과는 좀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