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3.6% 올라 정부의 목표치인 3% 중반대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일상생활과 밀접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의 상승률이 무려 5%에 육박하며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훨씬 더 높았던 것으로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는 식료품과 공공요금, 교육비 인상 등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3.6% 올라 지난해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99년과 2000년 각각 0.8%와 2.3%에 그쳤으나 2001년 4.1%로 치솟은뒤 2002년 2.7%로 다시 안정세를 나타낸 바 있다.
항목별로는 올해 식료품비가 무려 6.3%나 올랐으며 ▲광열.수도비 5.6% ▲교육비 5.2% ▲주거비 2.3% ▲교통.통신비 2.3% ▲가구집기.가사용품 1.6% 등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44.7%나 오른 것을 비롯해 귤(34.0%), 수박(30.8%) 등 과실류의 상승폭이 두드러졌으며, 닭고기(30.1%), 돼지고기(25.9%) 등도 많이 올랐다.
반면 배추는 24.0%나 떨어졌으며 파(-23.5%), 양파(-18.3%), 명태(-9.9%) 등도오히려 작년보다 가격이 내렸다.
특히 기본적인 의식주에 필수적인 것과 공공요금, 교통비, 통신비 등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156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올해4.9%에 달해 지난 2001년 5.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올해 광주의 물가가 4.2%로 가장 많이 올랐고 제주(4.0%), 서울과충남(각 3.9%) 등이 비교적 상승폭이 컸으며, 대구는 2.9% 오르는데 그쳐 가장 낮은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1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3.0% 올라 12월 물가로는 지난 2000년 2.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최근의 국제유가 안정세에 힘입어 교통.통신부문이 0.5% 하락했으나,피복.신발류는 2.2%나 올랐고 가구집기.가사용품(0.9%), 교양.오락(0.8%) 등도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12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4.5% 올라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주로 배추, 무, 시금치 등 채소류의 가격하락이 물가안정에 큰 몫을 한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는 과실류와 축산물이 출하부진과 광우병 등의 영향으로 많이 올랐다"며 "그러나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상승세를 나타내 우려했던 물가급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05년 경제운용방향에서 내년 소비자물가는 올해보다 낮은3%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