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천안함 침몰] "구조작업 과정 자료공개 하라"

실종자 가족들, 추측성 보도·비인도적 취재 자제도 촉구<br>순직 韓준위 1일 해군葬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해군특수전여단(UDT) 소속 고 한주호 준위의 부인 김말순(왼쪽)씨가 3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오열하자 아들인 한상기씨가 위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한 준위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이라며“최고의 예우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성남=박서강기자

"하늘에서 부여 받은 명이 다해 불가항력적으로 희생된 장병이라도 온전한 모습으로 저희 곁에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해주십시오." 천안함 침몰 엿새째인 31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 사령부 예비군 교육장에서 열린 실종자 가족 기자회견에서 가족대표인 최정환 중사의 자형 이정국씨가 대국민 호소문을 읽기 시작하자 교육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이씨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호소문을 읽는 동안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는 "제가 대신 죽겠으니 우리 아들만 살려주세요"라고 울부짖었다.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이 여기에 온 지 두 달밖에 안 됐어요. 우리 아들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흐느꼈다. 이날 회견에서 200여명의 가족들은 "천안함 침몰원인 등 의혹을 밝히기 위해 가족협의회를 구성했다"며 군의 초동대처와 구조작업 과정에 대한 자료공개 등 세 가지를 군 당국에 요구했다. 협의회는 ▦실종자 전원의 구조를 위해 마지막 1인까지 최선을 다할 것 ▦현재까지 진행된 해군 및 해경의 구조작업 등 모든 과정에 대한 자료를 공개할 것 ▦실종자 가족의 의혹해소를 위한 가족들과의 별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것 등을 해군에 요구했다. 협의회는 언론에도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 자제 ▦실종자 가족 대기실 잠입 등 비인도적인 취재행위 중지 ▦고령의 실종자 가족 등에 대한 개인 취재 중단 등을 요청했다. 가족들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전날 실종자 구조작업 중 숨진 해군특수전(UDT) 대원 고 한주호 준위를 애도하며 묵념했다. 이씨는 "3면이 바다인 대한해군이 잠수부들의 인체 내 수압 조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감압장치(챔버)를 단 한 대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때문에 구조작업이 늦어졌다"고 군을 질타했다. 한편 실종자 가족 대표 7명은 이날 오전 한 준위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유가족을 위문했다. 이들은 빈소에 도착하자 자신의 가족을 구하려다 숨진 한 준위의 영정 사진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실종자 정범구 상병의 할머니 이상옥씨는 한 준위의 아내인 김말순씨의 손을 붙잡고 "뭐라 말씀 드리겠습니까.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할머니에게 "이건 아닙니다. 우리 금쪽같은 내 새끼 아버지인데"라며 오열했다. 한 준위의 영결식은 4월1일 오전11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해군장(葬)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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