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가 평균 80% 이상 뛰어오른 은행주들이 내년에도 상승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업종이 내년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 기록을 경신하면서 주가가 ‘재평가’를 받는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 모건스탠리, 메리츠증권 등은 은행주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높여 잡고 있다. 하지만 2006년이 앞으로 국내 은행업계 구도재편의 판도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주 내에서도 종목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내년 순이익 27% 이상 늘어난다= 미래에셋증권은 14일 은행업종에 대한 2006년 전망보고서를 통해 “은행업종의 수정순이익은 1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이익성장률은 27.1%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은행들의 연체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전국 부도업체수 및 어음부도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건전성 비율의 개선추세가 지속되는 등 부실자산 처리비용이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출자증권 등 유가증권 매각이익과 충당금 환입 등에 따른 비경상적 이익 증가도 상당부분 기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 역시 “한국 은행들의 내년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대출 부문의 추가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은행주의 내년 및 2007년 이익 전망치를 각각 10%, 11% 상향 조정했다. ◇주가 40% 추가상승 가능=이 같은 이익 증가에 따라 주가 역시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업종은 사상 최대 실적을 토대로 이익의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어 적정주가를 측정하는 밸류에이션의 기준도 변화할 것”이라면서 “내년 상승여력은 30~4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분석대상 은행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국민은행은 기존 7만3,700원에서 9만500원으로, 신한지주는 4만1,000원에서 5만2,500원으로 높였고 우리금융도 2만1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모건스탠리증권도 국민은행, 신한지주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각각 8만2,000원, 4만7,000원으로 새롭게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기업은행과 대구은행, 부산은행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지속적으로 제시했다. ◇투자유망 은행주는?= 은행업종의 이익이 증가하고 주가가 추가상승할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지만 투자유망종목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민은행, 신한지주, 우리금융을 선호종목(톱픽)으로 꼽고 있으며, 모건스탠리도 국민은행과 신한지주의 상승여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장기적으로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는 은행을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리딩뱅크 자리 선점 가능성이 높은 은행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기업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중소 은행의 투자 매력이 더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내수회복이 진행될 경우 중소기업의 업황이 가장 크게 호조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지난 2004, 2005년에 지속적으로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우량 중소기업을 선점한 기업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