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정부가 최근 사실상 원유에 가까운 '초경질유(컨덴세이트·condensate)' 수출을 허용한다는 공식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영향력이 심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말 미 상무부는 더 많은 셰일가스 업체들이 초경질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할 방침이라고 '자주 하는 질문(FAQ)'의 답변자료 형식으로 발표했다. 초경질유는 아주 기초적인 가공만 거친 원유다. 미국은 지난 1975년 이후 정제유 수출을 허용하면서도 비정제원유 수출은 금지해왔다. 지난해 일부 미국 원유 업체들이 정부의 유권해석을 개별적으로 받아 초경질유를 일본 등 해외로 수출한 사례가 있었지만 정부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올해는 수출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제 국제원유시장에 미국산 원유가 쏟아져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열린 것과 마찬가지여서 유가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내다고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은 경쟁 산유국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입지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OPEC은 일부 산유국의 반발에도 지난해 감산하지 않고 일단 올해 상반기까지 지켜보고 감산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원유 수출 허용으로 OPEC의 감산 무용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조치가 유가를 어느 선까지 끌어내릴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감대가 없지만 추가 하락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