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영향을 받아 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기상패턴 때문에 백화점 상품 판매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여름 강세품목인 선글라스, 양산, 샌들, 액세서리, 민소매 원피스 등의 지난 달 판매량(수도권 12개점 기준)이 작년 동월 대비 10-30% 늘었다.
롯데는 이에 따라 수도권 전 점포에서 오는 20일까지 정상가보다 50-60% 싼 값에 셀린느, 로에베, 펜디, 에스까다, 안나수이 등 선글라스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또 본점과 영등포점에서는 오는 6-12일에 피에르가르뎅, 고세, 텐디, 메쎄, 미소페, 조이 등의 패션 샌들을 절반 가량 싸게 팔 계획이다.
하지만 롯데 관계자는 "때 이른 더위로 지난달 초 주요 아이템이었던 트렌치 코트나 정장류는 인기가 시들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이른 더위로 인해 반소매 의류와 7부바지는 잘 팔리는 반면 긴소매 의류나 9부바지 등은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트라이프와 꽃무늬 반소매 셔츠 판매는 예년보다 3배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고, 선글라스 매출도 지난달 19-28일에 수도권 7개점 기준으로 예년보다 70%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긴소매 여성의류는 작년보다 많게는 절반까지 매출이 줄었고, 정장류도20-30%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여성스카프 판매의 경우 3월까지 절정을 보이다 4월부터 더운기운이 감돌면서 급격히 꺾이는 게 상례이나 지난달 중순까지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 스카프 판매량이 작년 동기에 비해 50% 신장했다.
여성 구두도 통상 4월초에는 겨울과 여름의 간절기 상품으로 앞이나 옆, 뒤가 트인 제품이 잘 팔리는 게 업계의 '상식'이지만 올해는 그같은 제품은 외면받고 앞과 뒤, 옆이 모두 막힌 구두가 잘 팔린 데 이어 곧바로 지난달 하순부터 아예 여름 샌들이 인기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동복도 봄 상품들을 최소화하고 여름 상품 비중을 높이고있다"고 전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더위가 시작되면서 사방이 막힌 구두보다는 뒤나 사방이 트인 샌들을 찾는 여성 고객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스타킹을 사려는 여성 고객들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명품관 웨스트 스타킹 매장은 쌀쌀했던 지난달 초에 비해 매출이 20% 가량 감소했으나 샌들은 12% 정도 늘었다.
특히 갤러리아 수원점 가전매장에서는 에어컨 판매가 지난 3월 작년 동월보다 60% 증가한 데 이어 지난 달에도 27% 신장세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