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0월 6일] 폭우때 전기설비 침수 피해 막으려면

지구 온난화 문제로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태풍의 강도나 빈도가 증가되고 집중호우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초 기록적인 강풍을 동반한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강타한 데 이어 추석연휴 기간에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기습폭우가 내리면서 낙뢰와 침수에 따른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은 즉각 비상사태에 돌입해 비상발전차를 동원하고 임시 설비를 긴급히 설치, 당일 19시께 침수고객을 제외한 모든 고객에게 전기공급을 재개했다. 지하에 전기설비가 있는 대규모 고층아파트 단지나 상업용 고층건물들은 침수되면 복구시간도 많이 걸리고 감전사고의 우려도 높다. 침수로 정전될 경우 한전에서 비상발전기를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국적인 침수고객에게 무상으로 비상발전기를 제공하기에는 발전기 유지 보수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되고 운용인력의 확보도 어렵다. 한전 측의 부담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선의의 다수 고객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다. 고객 소유의 전기설비 대해서는 관리운영 책임이 있는 고객 측에서 침수예방 대책 수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노력 없이 대가를 기대할 수 없듯이 침수에 따른 정전과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침수방지대책을 강구하고 정기점검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와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전력시설물의 대부분이 지하에 설치되고 이에 따른 침수피해도 점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수방관련 법령이나 기준들도 구체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지하 저층부설비가 침수되면 배수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인적ㆍ물적 피해 등을 감안할 때 지상으로 전기설비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변전소를 지하화해달라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번 수도권 폭우에서 경험듯이 변전소 지하화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전이 운영하는 변전소는 고객 구내 변전소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고 광범위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만에 하나 침수된다면 심각한 국가 재난사태가 야기될 수 있다. 배수와 건조, 설비 점검 및 교체를 거치는 복구과정에 최장 3~6개월이 소요되고 복구 비용을 포함한 정전에 따른 사회적ㆍ경제적 손실도 엄청나게 발생하게 된다. 환경문제에 영향이 없는 지역에서 무리하게 변전소를 지하화한다면 침수 또는 산사태 발생시 오히려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환경 친화적인 토지 이용과 효율적ㆍ실리적인 국토관리 차원에서 한번쯤 재고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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