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난투 속으로

제2보(14~30)


백16으로 끊고 18로 회돌이치는 것은 이런 형태의 맥점이다. 일단 흑을 뭉친 꼴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흑도 백대마를 분단시킨 자세가 강력하므로 별로 불만은 없다. 일찌감치 난투가 벌어졌는데. “싸움의 양상은 좀더 봐야 하겠지만 싸움을 즐기는 이세돌에게 이창호가 난투를 제안한 것은 작전상 문제가 좀 있는 것이 아닐까”(서봉수) “싸움을 유도한 쪽은 이세돌이에요. 흑이 먼저 끊었으니까요”(조한승) “백은 급전을 피할 도리가 없었어요”(김성룡) 육박전을 피하려면 백14로는 참고도1의 백1로 뻗어야 한다. 이것이면 촉박한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지만 백에게 유망한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흑6까지가 예상되는데 아무래도 흑이 편한 싸움으로 보인다. 조한승은 백24로 참고도2의 백1에 젖히는 수를 제안했다. 상변쪽은 흑의 응원군이 미리 포진을 하고 있는 마당이니 그 방면의 백돌은 가볍게 보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었다. 이 제안은 나중에 청소년 기사들의 전폭적인 찬동을 얻었다. 서봉수는 백30이 다소 한가한 수가 아니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상변쪽 백 4점이 허약한 터에 좌변의 실리를 최대한으로 키울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였다. 서봉수의 말에 청소년 기사들은 아무도 찬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한승은 이 바둑이 끝난 후에 말했다. “서 명인님의 얘기가 맞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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