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성장보다 물가안정이 우선"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재정부 의견과 대립각<br>올 성장률도 "5%미만 확률 절반가량" 분석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펴겠다.” “물가는 3% 중반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경제성장률이 5% 미만일 확률이 절반가량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의 요지다. 금리ㆍ물가ㆍ성장률 등 주 요소마다 기획재정부의 견해와 배치되는 내용들이어서 위기의 한국경제를 둘러싼 양측의 처방 논란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한은은 우선 보고서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통화신용정책의 기준에 대해 성장보다는 물가안정이 우선이라며 확실하게 쐐기를 박았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ㆍ금융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 한은은 2008년 중 물가가 고유가의 영향 등으로 목표범위의 중심선을 웃도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웠다. 이와 관련, 한은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1ㆍ4분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4%로 전 분기 2.8%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한은의 중기물가안정목표범위 상한(3.5%)에 육박하는 수치다. 또한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를 팬차트를 통해 분석한 결과 올 2월 현재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목표범위(2.5~3.5%)에 머무를 확률은 58%이며 상한을 웃돌 확률은 34%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다.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한은은 재정부와 거리가 먼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경로를 팬차트를 통해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이 4.0% 이상 5.0% 미만일 확률은 48%, 5.0% 이상일 확률은 34%, 4.0% 미만일 확률은 1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정부가 고수한 6%대 성장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한은은 특히 ‘정책금리 인상의 효과 점검’이라는 분석을 통해 지난 2005년 10월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1.75%포인트 인상한 콜금리 조치가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과 함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또 주택담보대출이 축소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됐고 금융이관의 단기화 현상도 개선됐으며 가계의 이자소득 증가로 인한 가계와 기업 간 소득불균형 완화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화자찬식’ 평가는 최근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재정부의 논리에 맞서 금리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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