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객 목소리 담아 불황 넘자

소비재 기업, 주부 모니터 확대 등 밀착 마케팅 바람


불황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생활용품ㆍ식품 등 소비재 분야에서 소비자의 힘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소비자 아이디어를 활용해 상품의 실패 위험을 줄이고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소비자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 밀착 마케팅'을 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한방 샴푸 '리엔 환유비책'을 출시한다. 일반적인 한방 샴푸 제품들이 탈모 관리 기능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모발에 탄력을 주는 '볼륨케어' 기능을 강화했다. 30~40대 주부들로 구성된 LG생활건강의 주부 모니터단 '엘슈머'에서 "나이가 들수록 모발에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외출할 때 헤어스타일 관리에 신경 쓰인다"는 의견을 회사 측에 제시한 결과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마케팅 담당자와 엘슈머가 만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전년보다 3배 이상 늘리는 등 엘슈머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애경이 2010년 5월 출시한 액체세제 '리큐' 역시 애경의 주부 모니터 요원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애경은 액체세제를 사용할 때 양 조절이 어려워 불필요하게 사용량이 많아진다는 의견을 수용해 리큐 내용물을 액체가 농축된 '겔' 형태로 바꾸고 뚜껑을 세탁기에 넣어 세탁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모니터 의견을 반영한 결과 리큐는 출시 7개월만에 누적매출 100억원에 이어 지난해 연 매출 250억원을 달성하는 등 생활용품 분야에서 초고속 '성공작'으로 꼽힌다. 애경은 그 동안 자체적으로 관리해 온 모니터 요원 활동을 올해부터 소비자 조사 전문업체에 맡겨 보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의견을 얻는다는 방침이다.


'주부 패널' 제도를 운영 중인 샘표는 지난해 상반기에 온라인 조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오프라인 상에서 모니터 요원들이 편리하고 신속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샘표는 주부 패널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차류 전문 브랜드인 '순작'의 브랜드 및 용기디자인 등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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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주부 평가단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그 동안 '주부 모니터 요원' '소비자 패널' 등으로 사용된 명칭을 지난해 10월 '톡톡 주부 평가단'으로 변경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브라우니 믹스 제품에 대한 톡톡 주부 평가단의 의견을 바탕으로 식감을 부드럽게 하고 당도를 낮춘 제품인 '브라우니 믹스 소프트'를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모니터 요원으로 활동하는 주부들이 주 소비자층인 동시에 주부들사이에 '오피니언 리더'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황기를 맞은 소비재 기업들이 주부 모니터 활동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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