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또 폭락분식회계·테러설 여파 자금 채권등으로 이동
'뉴욕증시, 바닥은 어디인가.'
1일 뉴욕증시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9ㆍ11테러 직후의 저점을 깨며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다우지수 역시 9,000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뉴욕증시가 바닥을 모른 채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기업들의 분식회계 때문. 여기에 기업실적 우려와 추가 테러 위협 등의 악재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월가 일부 애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증시가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주가 하락요인들이 일회성 악재라기보다는 미국기업들의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추가하락 쪽에 대세가 실리는 분위기다.
▶ 뉴욕증시, 왜 급락하나
월드컴ㆍ제록스 등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는 분식회계로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다는 것이 증시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미 증시를 떠나 채권ㆍ상품 및 멀리는 유럽증시 등 다른 투자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존행콕테크놀로지펀드의 앨런 로웬스테인은 "투자자들이 '주식회사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이로 인해 나스닥이 1,400선까지 밀렸다"고 진단했다. AIM매니지먼트그룹의 필립 퍼거슨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현재 미 증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용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기업수익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증시 폭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ㆍ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의 수익전망이 매우 어두워 IT업종의 거품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도 투자 분위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조셉스티븐스의 도널드 셀킨은 "투자자들이 테러 공격에 한눈을 팔고 있어 경기 회복세가 증시에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추가하락 압력 커질 전망
월가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분식회계 파문 등 신용위기가 미 증시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미 증시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1일 미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지수는 56.2를 기록하는 등 예상치(55.6)를 웃돌았지만 이날 증시 폭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에렌크란츠킹누스바움의 배리 하이먼은 "아직 미 증시가 최저점에 도달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이는 기업회계와 관련된 이슈들이 1~2분기 동안 더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정장에서 상승장으로 이어지는 신호인 '캐피튜레이션(capitulation)'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캐피튜레이션은 투자자들이 매물을 모두 쏟아내 더 이상 매도할 주식이 없는 상황을 말한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의 리처드 번스타인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1,200포인트에서 1,050포인트로 하향 조정하면서 캐피튜레이션 신호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