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도 "내주초 대표자회의 열자" 입장선회<BR>勞·政 정면충돌 부담 커 전격회동 가능성도
|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비정규직법 개정안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인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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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안의 노사정 직접대화를 고집해온 민주노총이 4월 임시국회 개원을 앞두고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민주노총은 1일 실질적인 대화를 전제로 논의틀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입장을 선회, 한국노총과 입장을 같이하면서 다음주 초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반면 정부는 비정규직법안의 경우 국회 차원의 논의만이 가능하다며 노동계 제안에 난색을 보였다. 그러나 노ㆍ정 모두 4월 국회 법안 처리에 따른 정면충돌에 부담감을 갖고 있어 국회가 제안한 대화 날짜인 오는 6일 이전에 전격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유연해진 민주노총=노동계는 민주노총의 1일 4시간 경고 총파업 이후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국회가 책임 있게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장한다면 얼마든지 (비정규직법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이런 문제를 이제 곧 열릴 노사정대표자회의를 통해서 논의하면서 조율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차원의 논의 제안에 거부감을 보였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뒤이어 이 위원장은 영등포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비정규직법안에 대한 논의는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제출한 안으로 출발하지만 단 의원 안만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해 기존의 ‘정부안 철회, 민노동안 관철’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사정대화가 시작되면 기존 제출법안에 구애받지 않고 차별금지 조항, 기간제 사유명시 등 구체적인 쟁점을 다루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진통 겪는 막판 합의=노동계의 비정규직법안 논의틀 마련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제안에 정부는 여전히 난색을 표했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노동계가 제안한 비정규직법안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비정규직법안을 논의하는 틀은 국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노동계의 회의 제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회의 개최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노총이 이미 비정규직법안이 정부안대로 4월 국회에서 처리될 경우 노사정 교섭 포기와 총파업을 선언하고 나선 상태여서 다음주 국회 개원을 앞두고 노ㆍ정간의 대화 노력이 어떻게 결론지어지느냐가 올 노ㆍ정관계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1일 오후1시부터 4시간 동안 벌인 총파업에 전국 231개 사업장 16만8,000여명의 조합원(단체행동 포함)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노동부는 실질적인 파업참가인원은 85개 사업장 6만1,000명에 그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