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부 코스닥 기업주 모럴해저드 '극치'

무일푼 인수뒤 거액 횡령…투자자엔 수천억 손실<br>검찰, AMIC.코리아링크등 회사대표 5명 구속

무일푼으로 인수한 코스닥 기업에서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회사를 부도내거나 퇴출시키며 소액투자자들에게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히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국민수 부장검사)는 인수.합병(M&A)을 빙자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AMIC, 이스턴테크놀로지, 사이어스, 삼화기연, 코리아링크등 5개 코스닥 등록기업의 대표 및 실질 소유주를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MIC의 실질적 대표인 이모(35)씨는 외부자금을 동원,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한 뒤 회삿돈을 은행에 예치하고 이를 담보로 제3자 명의로 대출받아 가로채는 등 78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 지점장 허모(46)씨는 이씨와 짜고 허위 금융거래 확인서를 제출하는 등 횡령을 도와준 뒤 고급승용차와 1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화기연 전 회장 이모(52)씨는 지난해 9월 사채를 동원해 삼화기연을 인수한뒤 회삿돈 27억원을 횡령하는 바람에 인수당시 주가 2천원대의 견실한 기업이던 삼화기연은 주가가 200원대로 떨어져 결국 코스닥등록 취소 등 퇴출의 길을 걸었다. 또 코리아링크 대표 박모(44)씨는 개인회사에 자본금 총액의 7배에 달하는 444억여원을 부당 지원, 흑자이던 코리아링크를 결국 부도가 나도록 해 소액투자자들에게 1천379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사이어스 전 대표 이모(50)씨는 자신의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은 채인수를 앞둔 사이어스의 자금으로 회사 경영권을 확보한 뒤 또다시 회삿돈을 횡령하고 다시 되파는 `기업사냥꾼'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턴테크놀로지의 실질적 대표 황모(43)씨도 지난 8월 회사인수 자금을 갚으려고 회사 정기예금 24억원을 횡령하고 회사 이사회 회의록 등을 위조해 79억원 상당의 어음을 발행,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 매출 4백억원에 달하고 재무구조도 건실했던 이스턴테크놀로지는 황씨의 횡령으로 `부도설'에 시달리다 코스닥 등록 취소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가까스로 최종부도를 모면한 상태다. 국민수 부장검사는 "일부 기업주는 유흥업소를 돌며 최고급 외제차를 타고다니는 등 비윤리적인 모습도 보였다"며 "이들의 불건전한 M&A와 경영방식이 결국 투자자들의 외면을 초래해 시장의 장기침체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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