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엔화 약세가 한국경기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세계 경기 회복세가 엔 약세 효과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얀 해치우스(사진)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3 글로벌 거시 경제 전망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발표회에서 향후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지난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1%를 기록했는데 이는 추세선보다 0.25% 포인트 밑도는 것”이라며 “올해는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4%로 전망돼 추세선에 회귀하고, 2016년에는 4.2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올해 대부분의 성장은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과 같은 신흥경제국이 주도할 것”이라며“선진국들은 올해 까지는 낮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내년은 돼야 성장률 회복세가 눈에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ㆍ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미국에 대해서는 재정정벽(정부 재정지출의 갑작스러운 축소나 중단으로 인한 경제 충격)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됐고, 주택 경기와 자본 지출 개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까지 실업률이 정책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경기 회복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정책 목표치인 2%를 밑도는 1.5% 수준에서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와 향후 주가 전망도 긍정적으로 제시됐다. 권구훈 전무는 이날 “한국 경제는 보통 세계 경제가 좋아질 경우 더 가파른 속도로 성장했다”면서 “수출과 내수에 영향을 미치는 내외부 악재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올해 한국 성장 전망치 3.4%를 1월 말에 3.1%로 하향 조정한 원인에 대해 “엔 약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엔 약세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보다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JP모건이 한국 경제전망에서 중국의 경기 회복이 엔화 약세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과 일맥상통한 분석인 셈이다.
그는 또 “만약 세계 경기가 예상만큼 회복되지 않더라도 현재 원 강세ㆍ엔 약세 기조가 역전되기 때문에 한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반적으로 한국의 수출과 코스피 지수는 연동해서 움직였다”면서 “현재 수출과 코스피 지수의 갭이 크기 때문에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