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천 개항 첫날 표정] 이착륙 성공적 "큰 혼란 없었다"

29일 개항을 한 인천국제공항이 당초 우려했던 바와 같은 큰 혼란 없이 원활한 운영을 보이자 공항공사와 항공사 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공항을 이용한 대부분의 승객들은 "하드웨어나 운영측면 모두 홍콩의 첵랍콕 공항 등 경쟁항공보다 나은 것 같다"며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외항사의 시스템이 고장이 나 수하물 처리가 늦어지자 승객들은 불만을 표출 했고 안내요원들의 준비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 방콕발 아시아나항공 OZ3423편으로 입국해 인천공항 첫 도착 외국인 승객의 행운을 안은 마누스 피파타나눈스(55ㆍ 태국여행자협회 회장)씨는 "짐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아시아권에서 대단히 뛰어난 공항으로 서비스도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칭찬했다. 고려대에서 열릴 학술회의 참석차 내한한 태국 카세차르트대학의 나타폴 완리락교수(60)도 "매우 좋고 아름다운 공항"이라며 "길 찾기도 수월하다"고 평가했다. ○. 파키스탄에서 온 스텔바니프(50)씨는 "말레이시아나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싱가포르 등을 두루 가봤는데 인천공항은 다른 나라 공항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매우 뛰어난 공항"이라고 평가했고 주한미군 수송을 맡고 있는 크룩스 대위(37)도 "김포공항에 비해 보안검색이 까다롭지 않아 편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G.M 한국지사 이기섭(49) 홍보실장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인천공항의 모습은 자연과 인공물이 잘 조화된 느낌이었으며 각종 시설은 국제공항다운 면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며 "김포보다는 현대적이고 공간이 넓었으며 외국공항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호주인 키스 게리(Keith Garryㆍ42)씨는 "첫 한국 방문이라 김포공항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사업차 자주 다니는 말레이시아 세팡공항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면서 "매우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하지만 일부 외항사들의 체크인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 장시간 순서를 기다리게 되자 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는가 하면 공항구조가 낯설고 안내 요원들의 준비가 부족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노스웨스트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 단말기에서 오류가 생기는 바람에 NW0101편으로 출국하는 승객들은 1시간이 넘게 기다려야 했다. 이 때문에 이 항공사의 10개 체크인 카운터 앞에는 승객들이 20m씩 늘어서 있는 모습이 연출됐으며, 일부 승객은 항공사측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도쿄로 출국한 최모(33ㆍ여)씨는 "오전 7시50분부터 1시간20분을 기다려서 겨우 체크인을 마쳤다"며 "김포공항에서는 길어야 20여분이면 끝나는 일이 인천공항에선 왜 이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 지 납득이 안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항공사의 승객 체크인은 마감 예정 시간을 30분 넘긴 오전 10시께 끝났지만 항공기가 지연 출항되는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 입국승객들도 "안내 직원들마다 말이 달라 혼란을 겪었고 연계 교통편을 찾지 못해 공항 주변을 한참 헤맸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하고 이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가수 윤형주(52)씨는 "도착후 탑승교가 기내출구에 닿기까지 기내에서 15분 가량 기다려야 했다"면서 "공항 시설운영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관광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하려던 한 일본인 관광객은 공항이용권 판매대를 찾지못해 30여분간 여객터미널내를 방황하다가 한 항공사 승무원의 안내를 받아 간신히 이용권을 구입하기도 했다. ○. 신혼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국내선 항공편을 타기위해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려던 회사원 박명진(33)씨는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찾지 못해 몹시 당혹스러워했다. 박씨는 "리무진 버스에는 '김포공항'이라는 행선지가 쓰여 있었지만 버스 기사는 '김포는 경유하지 않으며 7시 이후에나 김포행 버스가 다닌다'고 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오전 9시30분 홍콩행 출장길에 오른 양찬식(45ㆍ경기 성남시 분당구)씨는 "김포공항을 이용할 때보다 2시간 가량 앞당겨 집을 나섰다"면서 "버스이용료와 공항이용료를 감안할 때 너무 비싼 공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또 "생각보다 교통은 원활했지만 버스에서 내린 곳과 체크인 장소가 워낙 멀어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여객터미널내 각종 표지판을 더욱 늘려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 한편 이날 오전 공항 3층 중국 동방항공의 체크인 데스크에서는 인천공항측으로부터 사전에 '체크인 시스템 열쇠'를 받지 못해 탑승객들의 체크인이 약 10분간 지연됐다. 이 항공사는 결국 아시아나 항공의 '마스터 키'를 빌려 탑승객들의 체크인을 시작했다. 또한 이날 3층 출국장 동편에서는 오전 7시45분부터 약 10분간 구내방송을 통해 각종 잡음이 흘러나와 이용객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에 대해 공항측은 "기자실 쪽에서의 주파수 혼선으로 구내방송과는 상관없는 방송이 나갔으니 양해바란다"는 짤막한 사과방송을 했으나 한국어로만 이뤄져 공항을 찾은 외국인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김인완기자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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