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건설과 재건축 등 지역개발사업이 지방대학들의 `교육환경권 보호`와 부딪혀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호남건설사업소가 추진하고 있는 광주-무안 국제공항간 고속도로 건설공사(41.62km)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공구별로 착공에 들어갔으나 광산구 평동 동산마을-운수동 구간(9.1km)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호남대학교측이 공사구간 변경을 강력히 요구하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대는 계획대로 고속도로가 개통될 경우 어등산 일대 캠퍼스 확장 예정부지를 관통, 대학교육환경에 저해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광산구, 도로공사측에 민원을 제기하고 최근에는 `광산-무안 고속도로 어등산 통과,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세미나까지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선 변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광산구청도 호남대의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도로공사가 신청한 토지형질변경을 불허하고 있다. 호남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도로공사측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로공사측은 호남대의 요구대로 도로를 변경할 경우 관계기관 협의, 재설계, 도로구역변경 및 용지보상 등으로 2년 이상 공기가 늦춰지고 100억원을 투입해 건설한 접속시설이 무용화 된다는 것이다.
특히 도로공사측은 광산구청이 토지형질변경을 위해 대상토지의 70%를 확보할 것을 요구했지만 구청측 요구보다 10%가 넘는 80%이상을 확보한 만큼 토지형질변경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도로공사측은 이 달 말까지 토지형질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안-나주구간만 공사할 할 방침으로 알려져 교육환경권 보호라는 명제에 자칫 국책사업이 차질을 낳을 우려를 빚고 있다.
전남대학교도 최근 대학 주변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내보이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 6월초 주거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용봉동과 용봉2지구에 고층아파트 건설을 승인하자 전남대는 총장 명의로 `대학주변 고층아파트 건설계획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고층아파트 건설 재고 요청문`을 광주시에 제출했다.
전남대 역시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교육환경이 크게 훼손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대학의 동의없이 사업이 진행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개발사업에 대해 교육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일부 대학들의 반발로 사업차질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광주=최수용기자 csy1230@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