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부시의 중남미 순방에 거는 기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중남미 국가 방문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해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 부시가 우루과이를 방문하는 9일(현지시간) 차베스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반미 대중 집회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차베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연단에 서기 위해 15억달러의 오일머니를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부시가 차베스에 대항하는 것은 사실 차베스가 노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차베스의 미국을 공격하는 언사는 부메랑으로 다시 그에게 날아가는 상황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베스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부시만큼이나 인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의 임무는 중남미 내 미국의 동지들을 확실하게 밝히고 이들 국가가 베네수엘라와 한통속이 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볼 것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부시는 이미 중남미 지역 원조를 위해 17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은 중남미에 무상 치료를 위한 해군 의료선을 보내는가 하면 미국으로 유학 오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빈곤층을 위해 주택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쏟아냈다. 이는 미국과 중남미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절하면서도 긍정적인 정책이다. 이로써 미국은 중남미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들인 브라질과 멕시코ㆍ콜롬비아와 유대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중남미 국가들을 위해 보다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을 꺼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미국과 브라질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협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에탄올의 원료가 되는 브라질산 사탕수수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 또 미국은 이민자 정책을 강화해 멕시코와의 관계도 악화시켰다. 행정부는 콜롬비아ㆍ페루ㆍ파나마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기 위해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부시는 아마도 차베스와의 ‘말싸움’에서는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은 중남미 국가들에 베네수엘라보다 더 나은 경제ㆍ사회적 지원을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6년 전 대선 당시 재임 기간 동안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에 지금도 늦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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