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송현칼럼/6월 30일] 기업, 국내투자 활성화하자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 국제유가 및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9% 올랐다. 원가상승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이 는다. 앞으로 물가상승에 더욱 가속이 붙고 경기침체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지난 4월부터 계속돼온 촛불시위와 파업 등은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이명박 정부는 인플레이션 공포, 국제수지 불안 및 경기침체의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올해는 경제성장률 4%도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기업의 국내투자가 부진하다. 기업투자가 늘어도 해외투자가 느는 것일 뿐 국내투자는 저조하다. 국내기업이건 외국기업이건 국내투자를 늘리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국내에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늘어나야 한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세우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대신 그만큼 해외에 일자리가 늘어난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임금ㆍ토지 등 비용문제와 더불어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와 제약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도 있다. 반도체장비 제조 중소기업인 이스테크놀로지는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장을 고집하고 있다. 양질의 노동력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국내투자가 오히려 생산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한국타이어도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올해 1,992억원을 국내공장 증설에 투자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금산공장 생산시설 증설로 170여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추가증설로 신규인력 600여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나 ‘착한 기업’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한다. 기업의 영업활동이 나아져도 고용창출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업투자가 늘더라도 국내투자보다 해외투자가 늘고 해외 일자리가 늘기 때문이다.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 국내공장의 제조원가가 중국공장의 1.6배에 달한다고 한다. 타이어 산업은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이미 추월한 기업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투자를 늘리는 기업의 의사결정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그러나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의 투자결정을 단순히 애국심이나 국내투자 선호 경향만으로 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업의 해외투자를 무조건 비판할 일도 아니다. 그보다 정부는 투자를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열악한 투자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우선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세금을 낮춰야 한다. 노사관계를 개선하고 반기업정서도 시정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기업ㆍ외국기업의 구별은 무의미하다. 국내에 투자하는 기업이야말로 국내기업ㆍ외국기업 가릴 것 없이 일자리와 소득을 늘려주는 고마운 기업이다. 해외에 투자하는 국내기업과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기업 중 어느 기업이 우리에게 더 고마운가. 최근 우리나라는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는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투자를 줄이고 해외투자로 옮겨간 것이다. 기업의 국내투자가 침체되고 외국인 직접투자도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우리나라가 기업하기에 좋지 않은 나라임을 입증한다. 불법파업을 일삼는 노조와 촛불시위를 능사로 여기는 배타적인 사회구조가 투자를 불안하게 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조세 여건도 좋지 않다. 국내로 투자를 유치하려면 세금을 낮춰야 한다. 정부의 규제도 문제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완화가 시급하다는 업계의 주장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같이 열악한 투자환경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반기업정서ㆍ반시장경제정서를 반영한다. 이에 따른 과제는 대부분 정부 몫이다. 정부는 떠나가는 기업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친기업ㆍ친시장적인 투자환경을 마련하고 투자와 고용증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내기 위한 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국내투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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