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라운드 출발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16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투어인 챔피언스투어 알리안츠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이크 구디스(53ㆍ미국)가 잊기 쉬운 삶의 교훈 한가지를 다시 일깨워줬다. 2년 전인 51세에 프로골퍼가 된 그가 당당히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레이튼의 브로큰사운드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친 그는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 풀턴 앨럼(미국)을 1타 차로 제쳤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아마추어 골퍼였다.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하는 등 실력은 뛰어났지만 주업은 소규모 플라스틱 재활용업체 공동 경영이었다. 그런 그가 만 50세가 된 해 ‘소싯적 꿈’을 위해 변신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007년 ‘월요예선’을 통해 시니어투어 10개 대회에 나갔으나 ‘왕년의 스타’가 즐비한 프로무대의 벽은 높았다. 한 차례 컷오프에 나머지 대회도 하위권인 40~70위 언저리에 그쳐 상금은 5만2,000달러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조건부 출전권자로 활동한 지난해 21개 대회에서 준우승 한 차례 등 4번 ‘톱10’에 입상하며 상금랭킹 29위에 오르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마침내 그가 이번 시즌 자신의 첫 출전이자 통산 32번째 대회에서 꿈을 이뤘다. 연습 상대였던 앨럼과 동률을 이룬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구디스는 세번째 샷을 홀 30㎝에 딱 붙여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뒤 하늘을 우러러 양팔을 벌리며 감격을 누렸다. 지난 2년간의 수입보다 많은 25만5,000달러의 우승상금도 첫승의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아마추어 골퍼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냈다’고 타전했다. 그의 우승은 쟁쟁한 출전자 면면으로 더욱 빛났다. 지난해 챔피언스투어 신인왕과 상금왕을 거머쥔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비롯한 이번 대회 79명 선수의 PGA 및 챔피언스투어 승수는 도합 843승, 메이저대회만도 100승에 달했다.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도 10명이나 참가했다. 구디스는 “우승은 기대하지 않았고 18번홀 두번째 샷을 할 때까지도 선두인지 몰랐다”면서 “그동안 가장 꿈꿨던 일이 이뤄져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팅할 때 오른손 등이 보이도록 쥐는 ‘집게발그립’을 하는 그는 “샷 이전 루틴(일정한 동작)을 그대로 지키고 스윙을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