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일본 예외없는 관세 철폐해야"

日 "아베정권 명운 걸렸다" 반발<br>TPP 막판 협상 큰 걸림돌 될 듯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일본에 예외없는 관세 철폐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이 예외로 삼으려 하는 5대 민감 품목에 대한 마지막 빗장을 풀라는 주문이어서 막판 협상타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말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TPP 협상 일본측 대표인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과의 전화 통화에서 모든 품목의 수입관세를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아마리 경제담당상은 “5대 민감 품목의 관세 철폐는 아베 정권의 명운이 달린 문제”라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미국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TPP협상에서 일본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품목은 쌀ㆍ보리ㆍ설탕ㆍ유제품ㆍ육류 등 5개로, 일본은 이들 품목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입 품목에 대한 관세철폐는 개별협상을 통해 처리하자는 데 대해 미국측 공감을 얻어냈다고 보고 TPP협상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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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은 TPP 협상 타결목표로 삼고 있는 올 연말이 다가오자 일본에 대해 ‘성역’ 없는 관세철폐를 요구하고 나섰다. 다만 미국은 이들 민감 품목에 대해 20년 이상의 관세 철폐 유예기간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일본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의 유예허용 불구하고 아베 정권이 미국 측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농민과 정치권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최근 자민당은 유예기간을 두더라도 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를 없애는 조치에는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인해 일본이 협상 전략을 수정해야 할 듯 하다”며 “양국의 이견으로 연내 협상타결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엔저로 일본산 수입차 가격이 하락하자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TPP 협상이 갈수록 꼬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월 미국 내 일본 수입차 가격은 전년동월비 3.2% 하락해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 자동차업계는 TPP 조항에 환율조작 처벌 규정을 넣어야 한다고 오바마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TPP협상 참가국들은 연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오는 19~24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수석교섭관회의를 연 뒤 내달 초 TPP각료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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