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온갖 역경 겪었기에 날 감동 시킬수 있는건 없다"

한국전 참전 英배우 마이클 케인

오스카 조연상을 두 번이나 탄('한나와 자매들' '사이더 하우스 규칙') 영국의 배우 마이클 케인(76)은 한국전 참전용사였다. 케인은 지난 달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미 서부지역 최대 극장주들의 모임인 쇼웨스트에서 생애 업적상을 받았는데 기자는 그의 최신작 '거기 누가 있어요?'(Is There Anybody?)의 시사회에 참석, 그를 만났다. 인터뷰 후 케인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 그가 나더러 "당신 어디서 왔소"라고 묻기에 "한국서 왔다"고 대답했더니 케인은 "나 1951년에 한국전에 참전했었지"라며 반가워했다. 케인은 이어 "우리가 당신 나라를 구해 줬으니 당신은 내게 빚이 있어"라면서 "밥 한끼 사라"고 익살을 떨었다. 이어 칵테일 리셉션장으로 가는 길에 나는 그에게 "당신 진짜 총 들고 싸웠소?"라고 물었더니 케인은 "난 보병이었다"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가 케인에게 "우리나라를 구해줘 고맙다"라고 말하자 그는 "그래, 내가 김일성으로부터 당신의 나라를 구해 줬지"라며 크게 생색을 냈다. 김일성 발음이 분명해 또 한 번 놀랐다. 케인은 매우 서민적이고 솔직하며 겸손한 데다가 유머가 많다. 인터뷰하기가 아주 편하고 즐거운 배우다. 케인이 서민적인 것은 그가 런던의 근로자 동네인 이스트엔드에서 고생을 하며 자란 성장배경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수산시장 짐꾼이었고 어머니는 청소부였다. 케인은 인터뷰에서 "난 가난했고 공부도 못한 데다가 군인으로서 온갖 역경을 거친 뒤 성공했기 때문에 빅 스타를 포함해 이 세상에서 날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나는 여왕이나 청소하는 여자를 모두 똑같이 대우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영국 왕실에서 준 작위 '서'(Sir)를 자기 이름 앞에 붙여 부르는 것보다 그저 '마이클'로 불러주기를 바란다. 케인과 은퇴한 션 코너리는 친구 사이. 케인은 "션과는 3주 전에도 대화를 나눴는데 그는 지금 스코틀랜드에 관한 책을 쓰면서 인생을 즐기고 산다"며 "장담컨대 그는 절대로 컴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은 인도계로 미스 가이아나 출신인 두 번째 부인 샤키라(60)와 영국 남동부 런던 교외의 서리에서 정원 가꾸고 요리하면서 살고 있다. 케인은 칵테일 리셉션에 함께 온 아내를 "샤크"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시했는데 샤키라 역시 수수하고 친절했다. / 박흥진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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