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夏鬪 내달중순 고비
지하철노조등 파업 계획… 휴가철 맞물려 파장 주목
민주택시연맹 소속 조합원들의 택시 1,000여대가 16일 오후 여의도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리는 '총력투쟁'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여의대로에 줄지어 서 있다. /홍인기기자
민주노총이 예고했던 16일 제1차 전국동시다발 집회와 집중파업이 일단 큰 혼란 없이 끝났다.
이날 민주노총 산하 민주택시연맹은 오전4시를 기해 택시노동자 최저임금적용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금속노조는 오후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최저임금 쟁취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부분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올 하투(夏鬪)는 노동운동 주도사업장에서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들어 휴가시즌이 시작되는 오는 7월 중순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큰 충격 없이 지나간 노동계의 집회와 파업에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투쟁과 행동의 폭'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노총에 정통한 한 노동전문가는 "하투를 조기 종결해 각 사업장별로 실리를 일단 취한 뒤 9월 정기국회와 새로 출범하는 노사정위를 통해 법과 제도를 고치는 방식으로 노동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는 인식을 민주노총 지도부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여의도 집회에 산하단체 노조원 6,000여명을 동원시켰지만 ▦주5일제 전면실시 ▦비정규직 철폐 성실교섭 촉구 등 그간의 주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친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민주노총 지도부의 이 같은 상황분석에도 불구하고 '현장과 아래로부터의 요구'는 아직도 거센 상황이다. 19일 병원ㆍ택시ㆍ금속노조 등 3개 분야 249개 사업장에서 2만6,000여명이 총파업 혹은 부분파업에 동참하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또 ▦금속노조가 23일 2차 4시간 부분파업과 29일 시기집중파업 ▦현대차 29일 파업 ▦서울지하철노조가 7월 중순 철도노조 등과의 연대투쟁 일정을 제시하면서 행동준비절차를 밟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돌아가자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노조투쟁은 국민들의 반발정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는 목소리들이 힘을 얻고 있다. 강성 노동운동가로 활약했던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은 "노동계의 투쟁강도는 국민들이 부여하는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상황판단 아래 하투 강도를 조절해야 할 시점"이라고 노동계에 주문했다.
정승량 기자 sch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6-16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