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김지수, 연기 10년…절제에 눈을 뜨다

새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 하는 것들' 주연 김지수




김지수, 연기 10년…절제에 눈을 뜨다 [리빙 앤 조이] 새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 하는 것들' 주연 김지수 서필웅 기자 peterpig@sed.co.kr 화사하지만 이제 배우로서 관록이 쌓인, 성숙한 느낌이랄까. 김지수는 들꽃 같은 초록빛 배우다. 김지수는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가냘프고 눈물 많고, 속 깊은 여인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에서 까칠한 성격의 ‘짝퉁’ 명품 디자이너로 분해 팍팍한 삶의 모습을 연기했다. “아주 현실적인 영화에요. 너무 영화가 현실적이라서 어떤 사람들은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게 그녀는 이번 영화를 설명한다. “살기 힘든 현실을 이해하고 인생을 아는 사람일수록 더 공감이 가는 영화죠.” 영화 속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혜란의 삶은 고달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겨놓은 5억의 빚이 삶을 짓누르고, 때문에 인구(한석규)와의 사랑도 벅차다. “5억이면 한 달에 이자만 250만원이 넘는 대요. 어떻게 그런 힘든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그녀는 영화를 찍으며 그런 고단한 삶에 대해 많은 이해와 연민을 갖게 된 듯 싶었다. “아무래도 살아온 인생이 있으니까 그 동안 봐온 살기 힘든 사람들의 모습이나 힘든 삶의 모습도 연기에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드라마로서는 10년 넘게 시청자와 만나 왔지만 이번 작품은 김지수로서는 네번째 영화. 첫번째 출연작인 ‘여자, 정혜’가 2005년 작품이니까 본격적으로 영화를 시작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새 그녀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명이 돼 있다. 어떻게 해서 신인(?) 여배우가 그리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냐고 물었더니 “제가 신인이라고 하면 남들이 웃어요“라면서 씨익 받아 넘긴다. ”저는 영화와 드라마가 구분 짓는 모습들이 싫어요. 영화 할 때와 드라마 할 때의 마음가짐이 그렇게 다르지도 않고.” 그렇게 그녀는 오랜 드라마 연기 경력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 그녀의 연기는 과장되고 극적인 연극의 느낌이라기보다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느낌의 드라마 연기와 닮았다. 그녀는 실제로 그런 연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강렬하지 않더라도 상황에 맞고 작품의 인물에 맞는 연기가 가장 좋은 연기라고 생각해요. 작품 속 캐릭터에 맞는 표현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하는 연기요.” 그렇게 그녀는 ‘절제된 연기’를 강조한다. “연기의 또 다른 측면은 절제인데, 자기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려다 보면 전체 작품을 망치게 될 수도 있거든요. 내 것만 잘한다고 영화가 사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편안한 연기를 하기로 유명한 배우 한석규와 공연한 것이 매우 기쁘다. 한석규와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영화출연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말하는 김지수. “함께 연예계에 몸 담은 지 10년이 넘어가지만 한번도 같이 연기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 동안은 제가 팬이었죠.” 한석규의 편안하고 절제된 연기는 김지수 본인도 추구하는 것.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은 연기관을 가지고 이번 영화에서 마치 실제 현실을 사는 것처럼 연기했다. 연기 욕심도 대단하지만 그녀는 삶에 대한 성숙한 태도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연기도 잘하고 싶고, 배우로서 성취감 얻을 때도 행복하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내 행복이 더 소중한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배우로서 명성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한다는 그녀. “이번 영화도 그렇고 전에 출연했던 ‘여자, 정혜’나 ‘가을로’도 그렇고 영화로서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이라고 생각해요. 흥행이야 안 됐을지 몰라도 모두 드라마에도 충실하고 사람들에게 많은 울림을 줬던 영화들이잖아요.” 이렇게 그녀는 그 동안 출연했던 작품 하나하나에 자부심과 무한한 애정을 담아냈다. 해보고 싶었던 작품을 연기하는 희열과 연기자로서의 명성보다는 연기에 충실한 삶 자체의 기쁨을 아는 김지수. 30대의 이르지 않은 나이에 영화에 도전했던 그의 삶도, 또 첫 작품으로 ‘여자, 정혜’같은 예술영화를 택했던 그의 행보도 이같은 삶의 태도로부터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력시간 : 2006/11/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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