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농산물에도 경영마인드를/문동신 농어촌진흥공사장(로터리)

프랑스 조볼레지방에서 수확한 포도를 알째 담근 햇포도주가 기발한 전략 덕분에 올해에도 판매 첫날 절반이나 팔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세계 판매 개시일을 매년 11월 첫째주 목요일 0시로 정해 「세계인이 동시에 첫잔을 든다」는 음주문화 홍보를 한 덕분이다.현대경영의 요체는 기술이 가미된 아이디어상품, 그리고 독특한 마케팅전략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21세기는 과학과 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상품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전통상품을 독특한 마케팅전략을 세워 홍보하면서 외국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농산물에 새로운 가공법과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럴 듯한 캐릭터까지 붙이면서 세계시장을 겨냥,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호두협회 농민단체가 한국에 지사를 설치,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취향을 연구하여 백화점 시식회 등으로 호두전병, 강정 등의 보급에 성공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농산물이 1차상품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국내의 우수한 농산품이 외국의 가공식품과 홍보전략 상품에 밀리고 있으나 농산품의 가공품 개발 및 마케팅·광고활동은 지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농산물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우수하다는 사과, 배, 인삼, 송이버섯과 우리고유의 음식인 김치, 잡채, 두부, 소주 등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최근 생산자 이름을 붙인 과일 등에 대한 농산물 실명화가 이루어지고 영농조합단체가 생산품을 TV 등에 광고하여 판매실적을 높이고 있다. 또한 「용인 민속쌀 백옥」「안성맞춤 오이」「여주 토종삼계탕」 등이 고유의 상표등록으로 농산물 브랜드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또한 씻지 않고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쌀밥 등 바쁜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가공식품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조리법이 번거로운 전통음식을 간편하게 상품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우리 농산물의 세계화도 가능하리라 믿는다. 이제 우리도 농업을 복합산업으로 인식하고 우리 농산물에도 기술과 문화를 접목시켜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야 하며 동시에 기업 못지않은 판매전략과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관련기사



문동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