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승기] 재규어 XF 5.0 프리미엄

최대 출력 385마력…가속능력·승차감 탁월<br>세련된 실내디자인에 로터리 변속레버 눈길


'야누스의 얼굴' 재규어를 시승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다. 재규어 엠블럼이 박힌 전면부의 대형 라디에이터그릴을 접하는 순간 야수의 모습이 느껴지다가도 매끄럽고 날렵해진 측면을 보면 가녀린 여성의 곡선이 떠오른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실내 디자인 역시 남성보다는 여성적 이미지에 더 가깝다. 하지만 시동을 거는 순간 뿜어져 나오는 힘찬 엔진소리는 영락없는 수컷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외관과 실내 디자인에서부터 엔진성능에 이르기까지 남성과 여성의 얼굴을 모두 간직한 차가 바로 '재규어 XF 5.0 프리미엄'이다. 재규어는 '영국 왕실의 의전용 차량'이란 명성에 걸맞게 겉모습에서부터 웅장한 위용을 뽐낸다. 특히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이안 칼럼의 첫 번째 작품인 재규어 XF는 재규어 고유의 클래식한 디자인 정체성은 간직한 채 한층 젊고 역동적인 스타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났다.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재규어를 처음 타보는 사람이라면 순간 당혹스런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주위를 둘러봐도 마땅히 있어야 할 변속레버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 이 때 시동버튼을 누르자 마치 오디오 볼륨조절장치처럼 생긴 동그란 변속레버가 불쑥 튀어 올라온다. 재규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로터리 변속레버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다. 기어를 변속할 때 가해지는 운전자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다. 단 한 번의 터치만으로도 불이 들어오는 콘솔 라이트와 작은 버튼 하나만 눌러도 쉽게 열리는 글로브 박스 역시 마찬가지. 변속레버를 돌려 주행모드에 맞춘 뒤 서서히 주행을 시작했다. 가속페달에 살며시 힘을 주자 속도계는 눈 깜짝할 새 시속 100km를 넘어선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7초면 족하다. 특히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전해지는 재규어 특유의 파워 넘치는 엔진사운드와 배기음은 운전자의 질주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재규어의 시니어 엔지니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신형 V8 가솔린엔진의 경쾌한 배기음은 드라이빙의 쾌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늦은 밤 올림픽대로에 올라 속도를 높이자 마치 먹잇감을 찾아 내달리는듯한 재규어의 야성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속도계는 어느덧 시속 180km를 가리키고 있지만 차체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면 속도계에 표시된 시속 300km에도 무리 없이 도달할 듯 싶다. 신형 5.0리터 직분사 V8 DOHC 가솔린 엔진은 기존 4.2리터 엔진에 비해 29% 강화된 최대출력 385마력, 최대토크 52.6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도로 위를 장악한다. 코너링 구간이나 급제동 시의 안정적인 승차감 역시 수준급이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8,490만원으로 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동급의 국산 세단과 비교하면 체감가격은 더 낮게 느껴진다. 다만 리터당 7.6km에 불과한 공인연비는 최근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트렌드와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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