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26일] 지역과 밀착하는 케이블TV

지역방송이라 하면 지역 주민이나 지역 공동체의 의사표현기관으로 독립적이어야 함이 최고의 덕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역방송은 역사적으로 중앙방송이나 정치세력에 의해 종속되거나 굴절돼왔다는 게 미디어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렇다면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의 출범과 더불어 지역미디어로의 새로운 책무를 부여 받고 출범한 케이블TV의 지난 행보는 어떠한가. 특정세력에 종속되지는 않았지만 상당 기간 성과가 미진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본다. 케이블TV는 출범 초기 인프라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고 한편으로는 재정난에 허덕이며 볼품없이 오랜 세월을 각박하게 보내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에 걸쳐 케이블TV가 보여주고 있는 아기자기한 사례들은 지역밀착형 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고무적인 실체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역의회나 단체장 선거에 중심매체로서의 역할은 물론이거니와 올해 처음 지역교육감 선거에서도 활약을 보였다. 무엇보다 지역커뮤니티로서의 돋보이는 역할에 주목할 만하다. 지역 내 어린이ㆍ청소년ㆍ사회인 등과 같이 연령별 직능별의 각종 사회ㆍ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스포츠 경기를 방송으로 중계해주는 유일한 매체가 케이블TV인 것이다. 지역노래자랑 대회는 KBS의 전국노래자랑보다 더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고 자부할 만하다. 케이블TV 방송사의 노래자랑 대회는 지역민이 있는 곳이면 시장 한복판이나 대형 찜질방까지 찾아가 신바람을 일으킨다. 지역연고 프로야구구단의 모든 경기를 중계해주는 것도 지역민에게는 즐거운 서비스가 된다. 이밖에 지역케이블방송사가 주최하는 음악회와 전시회ㆍ영화시사회 등은 문화 소외지역의 주민들에게 훌륭한 선물인 셈이다. 지역축제를 이끄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지역토착문화를 발굴해 영상으로 기록해 남기는 작업 등도 소중한 역할이다. 또 각 지역의 특수한 소재를 훌륭한 기획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 많은 서비스들을 지금 케이블TV 지역채널에서 매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쌍방향의 보다 다양한 서비스도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 지역미디어로 본격적으로 뿌리 내리기 시작한 케이블TV가 그야말로 지역 주민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생활매체로 한껏 꽃피우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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