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이통사 시장과 통하려면

권대경기자 <정보산업부>

"하라고 하니까 하는 겁니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 20일 편법 영업과 불법 보조금 지급 행위를 근절하는 내용의 공정경쟁서약을 발표하기 전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서약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에게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이통 3사들이 과연 제대로 약속을 실천할지 의문시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공정경쟁서약 발표 당일에도 시장에서는 불법 보조금이 풀렸고 사전 예약 형태의 가입자 모집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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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서비스 품질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이달 들어 두 차례나 통신장애를 겪었다. 고객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은 '먹통'에 분노하는 글로 도배가 됐다. '잘생겼다'를 모토로 한 대대적인 TV 광고가 무색할 판이다. KT도 예외는 아니다. 자회사 사기 대출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더니 무려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고작 2년 전 해킹으로 870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을 감안하면 KT 고객의 개인정보는 사실상 공개정보가 된 지 오래다. "아니라오 아니라오 다 털린 건 아니라오"라는 TV 광고 패러디가 온라인상에서 유행할 정도다.

LG유플러스는 방통위 추가 영업정지 조치와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정책 반영도 등을 근거로 한 벌점이 93점으로 SK텔레콤 90점과 3점 차이임에도 영업정지 기간이 일주일 차이가 나는 것은 차별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장은 다르게 보고 있다. 시장을 과열로 이끈 것이 LG유플러스라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최근 청와대와 정부의 최대 화두는 '규제 개혁'이다. 이통 3사들의 영업 행태를 보면 자칫 규제 개혁의 큰 흐름을 무너뜨리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는 것. 시장으로부터 더 큰 외면을 받기 전에 환골탈태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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