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의 사례 살펴보면/강 부총리 금리인하 시사… 논쟁 확산

◎자본자유화 성공 「저금리」 실현/뉴질랜드·핀란드·노르웨이 등/금리·물가 “두마리 토끼” 잡아/부동산값 안정·재정긴축 등 전제돼야금리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금리논쟁이 촉발된 것은 지난 21일 강경식 부총리가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경제를 살리자­노사정대토론회」에 대신 참석한 강만수 재경원차관을 통해 앞으로 금리를 6∼7%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본지 4월22일자 1·5면 참조> 강차관에 이어 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 한은총재를 지낸 박성상 동아시아경제연수원장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잇따라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이제 저금리시대 실현가능 여부와 방법론을 둘러싸고 논쟁이 비화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우리나라의 물가수준(5%)과 성장률(7%)을 고려할 때 12∼13%대의 금리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향후 3∼4년내 금리를 6∼7% 수준으로 낮추자는 주장이 결코 환상은 아님이 명백하다. 특히 태국과 싱가포르의 경험은 금리가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을 더한 수준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절대적 진리가 아님을 잘 보여준다. 싱가포르는 지난 10여년동안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더한 수치가 연평균 13.8%에 달한 반면 같은기간중 금리는 그 절반인 7.3%에 지나지 않았다. 태국도 마찬가지다. 또 뉴질랜드 핀란드 노르웨이의 경험은 경제에 큰 충격없이도 빠른 속도의 금리인하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뉴질랜드 등 3국은 90년대초 자본자유화를 실시하면서 80년대 13% 수준이었던 금리를 각각 2∼3년내 6∼7%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이들 3국의 공통점은 자본자유화로 통화가 늘어났지만 물가가 안정됐다는 점이다. 뉴질랜드는 80년대 연평균 10.7%에 달했던 물가가 90년대 들어 연평균 2.1%로 떨어졌다. 결국 자본자유화가 통화팽창을 통해 물가상승을 야기하고, 경상수지 적자 확대도 불가피하게 만든다는 논리도 절대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이들 사례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미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가는 금리가 물가와 경제성장률을 합한 수치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으며 무분별한 통화팽창이 물가상승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그러나 물가와 성장을 고려해 현 수준의 고금리가 불가피하며 금리인하를 위한 자본자유화는 감당키 어려운 부작용이 수반될 것이라는 당국의 논리가 「금과옥조」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보, 삼미의 부도 등 최근 잇달아 전개되는 금융위기는 고금리 구조가 붕괴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 역설적으로 금리인하를 위한 정책 드라이브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부동산가격 안정기조를 유지하고 ▲차입경영에 유리하게 돼있는 세법 및 증권관계법을 고치고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나가며 ▲긴축재정을 통해 물가안정 기조를 다져나가면서 ▲개방을 확대할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저금리체제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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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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