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자사고 교장들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은 자사고라고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14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본관에서 가진 ‘교육감과 자율형사립고 교장과의 간담회’에서 “선거과정에서 일반고 전성시대 열겠다는 공약을 했고 그 과정에서 자사고 정책의 전환과 폐지를 포함하는 공약을 내걸었다”며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는 정책적 입장과 공약을 확고하게 추진하려고 하고 그런 방향의 큰 틀 내에서 자사고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며 자사고 폐지공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한번 시행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세월호 사건이나 지자체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의 큰 흐름에서 보더라도 한국 교육과 서울 교육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열망과 생각들이 많이 표출된 것 같다”며 자사고 폐지정책은 민심을 반영한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사고 교장들은 자사고 폐지를 통한 일반고 살리기 정책을 비판했다. 자사고 교장들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은 단순히 자사고라고 볼 수 없다”며 “과학고와 외국어고, 특성화고 등이 일반고에 미친 영향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고는 교육과정의 자율성과 학교 선택권을 통해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자사고가 일반고에 긍정적으로 끼친 영향과 성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장들은 일반고 살리기에 대해서는 “일반고 나름대로 여건에 맞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고의 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확대나 교육과정의 자율성 확대 등이 그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자사고연합회장인 김용복 배재고 교장은 “교육감에게 자사고가 공교육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참고하고 만약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경우 학부모와 학생, 동문의 반발을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부 교장은 조 교육감과의 간담회 후 교장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자사고 폐지 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교장은 “일반고가 황폐화됐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정상적인 일반고 교장이라면 내 학생을 위해 뭘 해줄지를 고민하지 자사고를 없애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사고 폐지 정책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 소재 25개 자사고 교장들이 참석했다. 조 교육감이 자사고 교장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 교육감은 오는 17일에는 자사고 교사들과 간담회를 추가로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