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도대체 언제쯤 안정되나" 울분

日 미야기현 앞바다 규모 7.4 강력 여진<br>피해지역 수도·전기 다시 끊기고<br>사상자 속출에 불안감 호소 급증<br>오나가와 원전 방사성 물질 유출


지난 7일 밤 규모 7.4의 강진이 일본 동북지역을 다시 한 번 강타함에 따라 한달 전 대지진의 악몽에서 아직 채 벗어나지 못한 일본이 다시 한 번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겨우 복구한 피해지역의 수도와 전기 공급이 다시 끊기고 사상자도 속출하는 가운데 심리적 불안과 극심한 공포감을 호소하는 일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오나가와 원전 1~3호기의 사용 후 연료 저장조에서 지진 충격으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냉각수가 유출되고 한때 냉각 기능도 상실돼 또다시 방사능 공포가 일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지난 7일 밤 11시34분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피해지역 재건이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 되살아난 대지진과 쓰나미의 기억 때문에 이재민들의 고충이 심화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이날 지진은 지난달 11일 이후 무수히 발생한 여진 가운데 최대 규모로, 미야기현과 이와테(岩手)현 등에서 진도 6을 넘는 강진이 관측됐다. 이번 지진으로 동북부 지역의 390여 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쇼크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노인들을 비롯해 1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밖에 일본 북쪽 홋카이도(北海道)부터 중부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도 진도1~6 미만의 흔들림이 느껴졌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대지진 이후 한 달도 채 안 돼 다시 한 번 피해지역을 뒤흔든 강진에 지역 주민들은 공포와 싸우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특히 미야기현에 쓰나미 경보, 다른 지역에도 쓰나미 주의보가 각각 발령되자 일부 주민은 공포감에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피신지에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밤을 새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다이시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이렇게 지진이 몇 번씩 오니 센다이에 사는 것 자체가 무서워진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대지진 이후 수도권에서도 불면증이나 "무서워서 혼자 외출을 못하겠다"는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증가한 상황에서 또다시 강진이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일본인들의 정신적 후유증은 한층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앞서 "수도권에서 대지진의 피해는 비교적 적었지만 식료품 부족과 원전 문제 등으로 정신적 압박을 느끼는 환자들이 늘어났다"며 "지난달 지진 이후 패닉 장애에 시달리게 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원전이다. 오나가와(女川) 원전의 운영사인 도후쿠(東北)전력은 8일 원전 1∼3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냉각수가 흘러내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흘러내린 곳은 모두 8곳으로 유출된 양은 한 곳당 최대 3.8리터 정도였다. 1호기에서 흘러내린 물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 농도는 5,410Bq(베크렐)이었다. 원전의 외부전원이 일부 끊겼지만 비상용발전기가 가동되면서 냉각기능은 유지가 되고 있는 상태며 한때 사용후 연료저장조는 지진 발생후 1시간20분동안 냉각 기능이 상실됐다. 다행히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지진 이후 전력공급이 끊긴 동북지역 원전 시설에서는 급한 불을 끈 상태지만 앞으로 여진이 1년 가량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모든 원전 시설에서 다각도로 전원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와 전기 등 인프라에 대한 우려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수십만 가구의 정전과 단수,철도운행 중단 사태가 재연되자, 힘겹게 생활 인프라를 복구해 온 재해지역 주민들은 "도대체 언제가 돼야 차분하게 생활을 할 수 있는 거냐"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테현의 한 주유소에는 8일 오전에 주유를 하려는 차량이 꼬리를 물며 500미터 가량의 긴 줄을 형성하기도 했다. 대지진 이후 휘발유 대란에 시달렸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운전자들이 일제히 몰려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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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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