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인포머셜과 인폴루션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이라는 단어가 광고를 뜻하는 '커머셜(commercial)'과 결합하면 '인포머셜(info-mercial)'이라는 흥미로운 용어가 된다. 미국의 발명가이자 세일즈맨이었던 론 포페일은 1964년 론코사를 설립한 후 30초 정도의 짧은 스팟광고가 아니라 긴 시간 설명을 덧붙인 광고방식을 개발햇고 이에 '인포머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잠이 안 오는 심야시간 대에 케이블 TV를 켜면 제품의 이름부터 구조 그리고 사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지는 광고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정보제공과 광고가 잘 결합돼 있다. 밤이라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방송을 잘 듣다 보면 매수하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생길 때도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낮에는 느끼기 힘든 여유가 곁들여지면서 이러한 광고 방식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모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화장품ㆍ다이어트식품ㆍ보험상품에까지 그 대상은 다양하다. 주로 사실에 근거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 광고와는 차별된 성실함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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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다큐머셜(docu-mercial)이라는 장르도 탄생했다. 제품의 제작 배경이나 판매 관련 사항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광고인데 크게 보면 인포머셜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형태가 조금 다르다. 보다 객관적이고 차분한 모습으로 제공이 되면서 제품의 이미지를 고급화 시키는 데에 기여를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같은 광고를 하더라도 이처럼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곁들여서 정성스럽게 포장을 하면 광고도 되고 이미지도 개선되면서 정보 전달이라는 기능까지 덧붙여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포메이션'에 공해를 뜻하는 '폴루션(pollution)'을 결합한 '인폴루션(info-lution)'이라는 용어가 회자되고 있다. 인터넷상에 수많은 정보가 오가다 보니 잘못된 정보, 음란 정보도 대량 유통되고 있다. 심한 경우 살인이나 테러에 관한 정보까지도 눈에 띌 지경이니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 많은 연예인의 자살을 불러온 것으로 보이는 악성 댓글 문제도 심각하다. 공해도 이런 공해가 없다. 익명의 그늘 뒤에 숨어 수많은 부정적인 글들을 양산하는 악플러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사생활을 까발리면서 모임까지 구성해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음해를 일삼는 것을 보면 그 부정적 열정에 대해 공포까지도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인폴루션 제로'라는 국제단체까지 만들어져서 부정적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인터넷이 정말 편리하고 좋은 면이 많지만 '인폴루션'은 한마디로 '아니올시다'이다. 좋은 정보가 광고와 결합돼 소비자에게 다가가기도 하지만 나쁜 정보가 공해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수많은 해악을 낳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좋은 정보, 양질의 정보, 제대로 된 정보만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심과 정책이 필요함을 실감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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