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신동승 부장판사)는 22일국세청 대외비인 세무조사 처리규정을 담은 책을 출간해 공무원으로서 비밀엄수와품위유지 의무를 어겼다며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은 세무공무원 박모(46)씨가 서울지방국세청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세무조사 대상선정에 대한 세부절차 등 탈세나 부정한 청탁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국세청이 대외비로 분류한 규정 전문을 저서에 실었다"며 "규정이 유출되면 국가재정 확보 등 공공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만큼 국가공무원법상 비밀엄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저서에서 자신을 국세청 공무원으로 소개한 뒤 금감위 회계감사기준을 국세청 지침인 것처럼 설명하거나 폐지된 제도를 유효한 제도처럼 기술하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세무행정에 대한 불신을 갖게한 점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책에 실린 규정이 인터넷과 대학 부교재를 통해 이미 일반에 공개됐으므로 비밀을 유출한 게 아니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잠시 공개된 적은 있지만통상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다수인에게 공개된 것은 아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세를 담당하고 있는 박씨는 대외비로 분류된 국세청 훈령인 조사사무 처리규정 전문을 자신이 쓴 책자 `세무조사 기준'에 담았다가 지난해 5월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