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박리다매'로 승부건다LG·CJ39, 마진 낮은 가전제품등 판매 늘려
20~30%의 고(高)마진 업종인 TV홈쇼핑업계가 「박리다매(薄利多賣)」로 영업전략을 전환하면서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대 홈쇼핑업체인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마진이 낮은 가전제품 판매를 크게 늘려잡고 무이자 할부행사, 사은품 및 경품 제공, 기획상품전 등을 통해 안방고객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마진이 낮은 가전제품과 컴퓨터는 의류를 제치고 홈쇼핑의 간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제품으로 구성된 가전 및 컴퓨터의 경우 마진이 10% 정도에 그쳐 평균 마진폭을 크게 밑돌고 있다.
LG홈쇼핑의 경우 지난 7·8월중 일반가전 및 컴퓨터의 매출비중이 30%로 높아졌으며 CJ39쇼핑도 38%로 지난해의 18%에 비해 두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반해 마진이 비교적 높았던 의류의 매출비중은 20%에서 10%로, 보석은 10%에서 5%대로 오히려 줄어들어 홈쇼핑 주력상품군의 판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대리점망이나 할인점 등과의 관계를 의식해 홈쇼핑에서 취급할 수 없었던 가전 및 컴퓨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들 제품은 마진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매출 증대에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의 매출액은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지난달에도 각각 590억원, 415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3개월째 월간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또 홈쇼핑업계는 방송중 판매제품에 한해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자사 부담으로 8∼10개월의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크게 늘리고 있다. 업체 입장에선 무이자 할부시 판매가격의 8%정도를 할부수수료로 떠안게 되지만 매출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이라는 입장이다.
이밖에 홈쇼핑업계는 모든 방송시간대 마다 납품업체와 절반씩 비용을 부담해 가면서 푸짐한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 과거 판매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특별기획전이나 「대박·횡재코너」 등을 수시로 마련, 안방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홈쇼핑 고객이 급증하면서 하루 평균 주문건수도 연초의 1만∼2만건에서 최근엔 2만∼3만건으로 불어났다. 홈쇼핑업계는 텔레마케팅룸을 앞다투어 확대하고 인력도 크게 늘리는 등 폭증하는 주문을 처리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고객에게 이익을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이처럼 마진폭을 낮춰잡고 있다』면서 『가격이 싼 만큼 제품 판매도 크게 늘어나 오히려 회사 입장에선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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