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난공불락의 요새`인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게임 소비국이지만 아직까지 온라인게임의 불모지로 남아있어 이번 대공세의 성패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게임 수출(7,767만 달러) 가운데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머물렀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라비티의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 `라그나로크`가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데 이어 엔씨소프트 등 주요 업체들도 올 연말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진주만 공습`에 나설 계획이다.
그라비티는 지난 6월초 현지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가 4개월만에 누적회원 38만명을 끌어 모으며 최고 동시접속자 2만5,000명이란 기록적인 성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LA 현지법인에서 3대의 `인터내셔널`서버를 설치하고 월간 4~5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별다른 홍보활동도 없었는데 당초 기대와 달리 미국 게이머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라그나로크의 귀여운 캐릭터가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있는 현지 분위기와 맞아떨어졌다” 말했다.
국내 최대의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도 이르면 올 연말 미국을 겨냥해 제작한 `시티 오브 히어로`와 `엑사크`의 시범서비스를 개시하며 본격 공략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현지 게임쇼 `E3` 등을 통해 인지도를 크게 높인 데다 2년여에 걸친 `리니지` 서비스를 통해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시티 오브 히어로는 권위있는 E3 비평가상 그룹으로부터 `올해의 온라인게임`으로 선정될 만큼 미국인의 취향에 맞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두 게임에 이어 내년 1ㆍ4분기에 `리니지2`, 하반기에는 `길드 워`를 내세워 미국내 최고의 온라인게임 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월1일 뉴욕에서 첫 해외 IR도 개최한다.
이밖에 웹젠도 `뮤`의 인터내셔널 서버를 이달 말 오픈하고 시장 진입가능성을 타진한다. 에스디엔터넷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온라인 해전게임 `네이비필드`가 미국적 정서에 맞는다고 보고 현지 업체와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재영 마케팅 팀장은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아직 리스크가 크지만 단계적으로 진입을 시도한다면 시장 선점의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