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수필] 인사는 새옹지마

崔禹錫 (삼성경제연구소 소장)대규모 인사가 있으면 희비가 엇갈리게 마련이다. 새로 입각했거나 승진한 사람들이 TV에 나와 싱글벙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론 서운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승진한 사람들에게 초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요즘같은 난세엔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많은 축복을 받으며 싱글벙글했던 사람들이 얼마 안가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르거나 심지어 감옥살이까지 하는 것도 많이 봤다. 인사에 얽힌 사람의 운명은 사람마다 달라 정말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쳐 관찰해 보면 몇가지 일관된 흐름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첫째는 좋은 자리를 너무 오래 차지하면 반드시 탈이 난다는 것이다. 장수한 사람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만인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오랫동안 있으면 뒤끝이 별로 좋지 않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질시가 마(魔)를 부르는게 아닐까. 다소 아쉬울때 떠나는 것이 제일 좋은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 둘째는 인사의 흐름과 같이 가야 추하지 않게 된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하고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이클에 맞아야지 너무 빠르거나 뒤늦게 뛰어들면 모양이 이상하게 된다. 세상엔 독불장군이 없어 여러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역풍을 혼자 받아 모양 사납게 낙마하는 것을 많이 봤다. 괜히 찬스가 왔다고 덤비지 말고 때가 아니면 사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공직에의 치명타는 큰 과오보다 조그만 실수에서 오는 것이 많다. 무심결에 한 일이 큰 원한이 되어 치명적 보복을 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요즘같이 권력이 무상히 변하고 이성보다 감정이 지배하는 시대엔 더욱 그렇다. 몇번이나 전화를 걸었는데 콜백이 없었다든지, 큰맘 먹고 찾아갔는데 문전박대를 받았다든지, 여러 사람 앞에서 반갑게 인사했는데 모른체 했다든지 하는 이유로 이(齒)를 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래서 결정적일때 씹혀 큰 곤욕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승진되어 하늘에 오를 것 같은 사람들에게 실감 안나는 일이지만 인생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을 기억하면 큰 낭패는 안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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