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새 전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가 돼 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여부가 마침내 이번 주 판가름 난다.
월가 전문가들은 FRB가 오는 25일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인하 폭이다. 현재 0.25%포인트와 0.5%포인트의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쉽사리 결론을 내기가 어려운 상태다. 최근 미국의 두 유력 일간지가 내놓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월가의 지명도 높은 금융 전문가의 전망도 이틀 사이에 두번이나 뒤바뀌는 등 전문가들 역시 확신에 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이들은 최근 미 경제가 이미 낮은 금리와 감세, 약달러 등 세가지 강력한 경기 부양 요인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0.5%포인트까지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 중 웰스 파고의 손성원 부행장의 경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미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이번에 FRB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내리게 되면 2001년 1월 이래 13번째 연속 인하다. 당시 금리는 6.5%. 현재 1.25%를 기록하고 있는 금리는 1961년 이래 최저치로 이번에 0.5%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최저치를 경신하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금리가 사상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 5월 금리 정책 결정회의 직후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미국의 디플레이션(낮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시장 일부에서는 FRB가 이번에 디플레 우려 해소를 위해 보다 과감한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인하 전망으로 미 국채 금리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모기지 금리는 현재 3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최근 시작된 미 증시의 랠리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 FRB가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 FRB이사였던 슈왑 워싱턴 리서치 그룹의 라일 그램리는 이와 관련 “FRB는 지난 5월 FOMC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인해 촉발된 황소장세를 유지하기 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린스펀의 의중을 가장 잘 간파한다는 평판을 얻고 있는 칼럼리스트 존 베리가 최근 워싱턴 포스트 사설에서 0.5%포인트 인하를 점치면서 금융시장에서도 이러한 시나리오를 신뢰하는 부류가 많아졌다. 또 FRB가 0.25%의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경우 시장은 이에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