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한나라당 개혁성향 의원들을 청와대 안가에 초청해 세종시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하려다가 갑자기 취소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개혁성향의 4선 중진인 남경필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 "지난주 말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면서 "세종시 문제라면 대통령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고민으로 이런 것을 추진하고 계신지 진지하게 마음을 열고 들어보겠다. 제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의원의 이런 발언으로 비공개 일정으로 추진되던 만찬 회동사실이 공개되자 청와대 대변인실은 즉각 "남 의원 등과 저녁회동은 없다"고 밝혔다.
만찬회동의 취소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개혁성향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선 것은 세종시 원안 수정안에 대한 중도포기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도 반대하고 우리도 반대하면 길이 없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는 정운찬 총리의 발언을 이유로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 현실적으로 추진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한 출구전략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