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대표적 좌파국가인 볼리비아가 지난 1일(현지시간) 외국인 지분이 포함된 4개의 전력회사들에 대한 국유화 조치를 단행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2006년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석유, 천연가스, 통신 등 주요 기간산업의 국유화가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모랄레스 대통령이 이날 노동절 기념식에서 이 같은 내용의 포고령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국유화 대상은 코라니(프랑스의 GDF수에즈 50% 지분보유), 과라카치(영국의 루렐렉PLC 50%의 지분보유) 및 미국ㆍ스페인 등이 투자한 바예에르모스, 카라스코 등이다. 또한 배전회사 1곳도 국유화됐다. 이들 회사들은 볼리비아 국영전력회사(ENDE) 소유로 넘어갈 예정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가는 이제 전력 생산의 80%를 통제할 수 있고 곧 100% 국유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우리는 볼리비아 국민들에게 불을 되찾아 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WSJ은 볼리비아의 이번 조치가 모랄레스 대통령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만나 천연가스 및 무역관련 협정들을 체결하고 돌아온 뒤 단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중남미 좌파진영을 주도하는 차베스 대통령은 국가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지난 1995년 전력산업을 민영화해 ENDE 각 부문을 기능별로 영국, 프랑스 등 다국적 기업들에 매각했었다. 그러나 2006년 모랄레스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정책흐름이 에너지 산업에 대한 국가통제 강화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