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도전받는 브레턴우즈 체제… 분열은 막아야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질서를 떠받쳐온 브레턴우즈 체제가 도전받고 있다. 도전자는 중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5~16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회원국들과 함께 '신개발은행(NDB)' 설립에 최종 서명한다. 중국이 주도하는 개발은행은 회원국 5개국이 100억달러씩 투자해 초기 자본금 500억달러를 조성한 뒤 앞으로 7년 안에 자본금을 1,000억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정도면 국제통화기금(IMF)의 대항마가 될 여지도 있다. 세계은행(WB)과 더불어 브레턴우즈 체제를 이끌어온 한 축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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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이렇게 발전하게 된 데는 미국의 책임도 크다. 미국 의회는 선진국 중심의 IMF를 개혁해야 한다는 개도국의 목소리와 이를 수용한 IMF의 자체 개혁안을 끝내 외면했다. 2010년 의결한 IMF 개혁안은 중국을 3대 쿼터 보유국으로 격상하고 브릭스 국가와 신흥국의 의결권을 확대하며 미국의 집행위원회 영구이사 추천권을 제외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미 의회는 2012년 대선을 이유로 법안심사를 미루더니 올해는 결의안 승인 자체를 거부하고 말았다. IMF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한 결정이라지만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당장 중국과 신흥국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가 NDB 출범이다. 브라질 정부가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은 변화를 거부하는 IMF에 대한 답변"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지난 70년간 세계 경제의 평화적 발전을 뒷받침해왔고 앞으로도 그 역할이 요구된다. 그러나 급성장한 중국과 신흥국 경제의 현실이 반영된 개혁이 없다면 IMF는 더 이상 전세계 국가의 대표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세계 경제 시스템의 분열은 평화로운 경제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미국 의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 새로 출범할 NDB도 IMF와 공존발전의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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