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9월 30일] 저작권에 대한 '스타벅스'의 이중잣대

“미국ㆍ일본뿐 아니라 홍콩ㆍ말레이시아에서도 음악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스타벅스가 유독 한국에서만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저작권 사용료가 600만~700만원에 불과한데 푼돈 아끼려고 브랜드 이미지에 먹칠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음악저작권협회의 유형석 법무실장은 29일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음악 저작권료 사용에 대한 이중잣대로 음반업계에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 200여개 매장에서 음악을 틀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저작권사용료(구체적으로 공연권)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양 측은 소송에 앞서 의견을 조율하고 타협점을 찾아보려 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협회는 결국 저작권사용료를 내라고 지난 5월 민ㆍ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검찰과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본지 5월20일자 참조). 글로벌 스탠더드를 자랑하는 스타벅스가 큰 금액이 아닌 사용료 문제로 왜 이런 분쟁에 휩싸였을까. 스타벅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해당 국가의 관련법을 준수할 의사가 있으며 저작권을 침해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을 용의가 있다”며 “다만 법률적인 자문 결과 한국의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바가 전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전문가와 학자들은 스타벅스코리아 측이 음악 저작권에 대한 ‘공연권’과 ‘복제권’ 개념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하면 스타벅스는 음반을 복사할 수 있는 복제권만 보유했을 뿐인데 공연권, 즉 매장이나 공공시설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가졌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것. 사법당국의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협회는 법원에서 기각될 경우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고 맞서 사건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가 글로벌 기업과 절반씩 지분을 투자한 기업으로 국내 최대 커피유통체인이지만 사실 신세계 자회사다. 저작권법을 가볍게 여기는 자회사에 대해 모회사는 뒷짐만 지고 있는 셈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누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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