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나 CD플레이어가 없어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디스크(사진)’가 새로운 디지털 음악 틈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반 하나만을 디스크에 담아 배터리가 없어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디스크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출시된 후 8개월 만에 10만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음반시장의 5%에 달하는 것으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는 다소 놀라운 성과로 평가된다. 이지맥스는 지난해 5월부터 비ㆍ이승철ㆍ김종국 등 인기가수들의 음반 10여장을 디지털 디스크로 출시했으며, 한국액센도 음반사들과 음원 계약을 마치는 대로 디지털디스크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지맥스의 디지털디스크는 오는 3월부터 일본 시장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디지털디스크는 음원이 디스크 안에 내장돼있어 MP3P 등 별도의 재생도구가 없어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크기가 500원짜리 동전 정도에 불과해 MP3P처럼 휴대하기에도 간편하다. 특히 가수의 앨범 전체를 담고 있어 소장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CD 대신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복제가 불가능해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도 디지털 디스크의 강점으로 지적된다. MP3파일 불법복제로 골머리를 앓는 음반사들로서는 더할 수 없이 반가운 소식인 셈이다. 디지털디스크의 영역은 음반뿐 아니라 오디오북, 영어학습기 등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넣은 해외업체의 오디오북이 공개되기도 했다. 전시회 기간동안 ‘읽지 않고 듣는’ 책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디지털디스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디스크를 찾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많아질 것”이라며 “올해는 전체 음반 시장의 1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