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이어 내수마저 위축조짐

■ 2분기 성장률 2.7% 예상3분기 기대심리 사라져 소비심리도 둔화세 경기침체의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올 3ㆍ4분기에는 수출에 이어 내수마저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면서 전분기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실물ㆍ체감경기의 악화는 대외변수의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경기의 급락을 막기 위해 '선제적 경기조절 정책'을 펼치겠다던 정부의 통화ㆍ금융정책 등이 경기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 내수마저 얼어붙을 조짐 3ㆍ4분기 경기가 지난 2ㆍ4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근거는 수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나마 경제를 버티게 해준 내수마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과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다시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이 2일 밝힌 8월 중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2로 2월 이래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실물경기는 나빠도 미래경기가 장차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금까지 체감경기는 비교적 좋았는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체감경기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소비심리의 둔화도 눈에 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8일 발표한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자태도지수가 올 3ㆍ4분기에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ㆍ4분기에 45.3였던 소비자태도지수가 3ㆍ4분기에는 44.8로 떨어졌다.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 성장률 얼마나 낮아질까 먼저 민간연구소들은 경제성장률을 크게 하향 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경제가 여전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수출감소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4.6%)와 LG경제연구소(4.8%)는 4% 내외로 성장률을 내릴 전망이다. 이들 연구소는 3%대 후반과 4%대 초반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투자가 지금보다 더 위축되면 3%대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소 박사는 "당초에 4.8%로 전망했던 성장률을 3% 후반이나 4% 초반으로 크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당초 전망치인 4.0%보다 낮은 3%대로 성장률을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달 말에 본격적으로 이들의 결과 등을 종합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 재정ㆍ통화정책 모두 실기 경기급락의 가장 큰 요인은 미국경기의 악화 등 주로 대외변수이지만 하반기 회복론을 장담했던 정부의 경기 대응방법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한적 경기조절책으로 내세웠던 재정의 조기집행이 이뤄지지 않았고 물가불안으로 뒤늦게서야 콜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대책이 약발을 받으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이다. 5조원의 추경예산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경우 4ㆍ4분기에나 지출이 가능하고 3ㆍ4분기 중에 30조원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 떠밀어내기식으로 집행하다가는 예산의 낭비만 초래할 수도 있다. 게다가 콜금리 인하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려면 적어도 6개월은 걸린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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