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중 하나로 선정된 위성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커다란 잠재력 만큼이나 양대 통신기업인 SK텔레콤과 KT이 벌이는 신경전도 뜨겁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의 최대주주 SK텔레콤이 지금까지 위성DMB 사업 을 주도해 왔지만 KT의 컨소시엄 참여문제가 불거지면서 서로에 대한 견제 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KT는 오는 2006년 자체 위성을 쏘아올려 별도의 위성DMB 사업을 하겠 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국내 위성DMB 시장의 ‘파이’로 볼 때 두개 사업자 체제는 무리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판단이었고, 급기야 정보통신부도 나서 단일사업자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KT는 TU미디어에 지분참여를 하는 방안을 놓고 SK텔레콤과 협상 에 나섰지만 참여수준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KT의 주장은 TU미디어 지분 25%와 상임이사 파견을 보장하라는 것. TU미디 어 내에서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라면 컨소시엄에 참여하더라도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계산에서다.
SK텔레콤은 KT의 이 같은 요구가 오랜기간 막대한 투자를 하며 준비해온 SK텔레콤의 기득권을 무시하고 사실상 공동경영 체제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지분 15%와 사외이사 수준의 제안을 하고 있다.
협상이 지루한 평행선을 달리자 이용경 KT 사장은 최근 “TU미디어에 지분 참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최악의 경우 예정 대로 2006년 독자 위성을 발사해 SK텔레콤과 정면 승부를 펼칠 수도 있다는 배수진인 셈이다.
이 사장은 “위성DMB 사업은 SK텔레콤 혼자서 하라고 사업권을 준 게 결코 아니다”라며 “TU미디어가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불이익이 되고 SK텔레콤에만 유리한 방식으로 끌고 간다면 방송법 개정을 국가적으로 지원 한 데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TU미디어 측은 “최근 MBC가 형평성 차원에서 SBS와 동일한 5% 지분으로 참여한 데다 KBS까지 참여의사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훨씬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KT의속내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