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배드민턴 남복, `그들만의 고별 무대'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후회 없는 한 판을 벌이자."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을 대표하는 관록의 남자복식조가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20일(한국시간) 결승에서 격돌하는 20년 지기 단짝 김동문-하태권(삼성전기)조와 같은 소속사 1년 선배이자 한국 대표팀의 최고참 듀오 이동수-유용성(이상 삼성전기)조가 그들이다. 이들 4명은 모두 `신화의 땅' 아테네가 올림픽으로서는 마지막 출전 무대.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이들은 나란히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김-하조는 인도네시아팀에 져 동메달에 그쳤고, 말레이시아 팀을 꺾고 결승에 올라온 이-유조는 후배들의 한을 풀지 못한채 은메달에 머물러야했다. 이런 그들이 4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아테네에서 명예욕과 선.후배지간의 우애가교차하는 미묘한 감정 속에서 결승 네트를 사이에 두고 라켓을 마주 든다. 이들 4명중 금메달을 맛 본 사람은 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길영아와조를 맞춰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박주봉-라경민조를 누른 김동문이 유일하다. 이번 대회 혼합복식 8강 탈락의 한풀이에 나선 김동문과 생애 첫 금메달 획득의고지에 오른 하태권, 시드니올림픽 은메달의 애석함을 풀기 위해 4년을 절치부심한이동수와 유용성. 누구 하나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지않은 이유가 물론 없거니와, 결승에서 어떻게 싸울 것이냐는 질문에 뚜렷하게 대답하는 선수도 없다. 그러나 각자 한 치의 양보 없이 전력을 다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생애 마지막 올림픽 무대, 천신만고 끝에 정상을 눈앞에 둔 이들의 마음속에는누구를 꺾느냐가 아니라 선수 생활을 해오며 쌓아왔던 모든 경험과 노력을 쏟아붓고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는 목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결과보다는 경기 과정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우애와 아름다운 올림픽 고별무대를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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