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9월1일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최후통첩성 공문을 이마트에 보내 양측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비씨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경우 곧바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간 분쟁이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대목을 앞두고 명절선물 구입에 나서야 하는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카드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9월1일부터 이마트 64개 전 점포의가맹점 수수료율을 종전 1.5%에서 2.0∼2.35%로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이마트에 전달했다.
비씨카드는 또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점포별로 적용하지 않고 이마트 전 점포에 대해 동일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뜻도 전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에 앞서 이마트를 상대로 끝까지 협상을 벌일계획"이라고 전제한뒤 "하지만 협상이 무산될 경우 예정대로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에는 회원확대를 통한 매출증대가 카드사의 지상과제였지만 지금은 수익창출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 상태대로 적자를 감수하면서 영업을 할 수 없는 만큼 가맹점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수수료 인상을 강행할 것"이라고말했다.
비씨카드는 그동안 현금서비스 위주의 영업구조를 본업인 신용판매 위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가맹점 수수료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며 할인점 등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추진해왔다.
게다가 지난해 말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현금서비스 비중을 2007년 말까지 50% 이하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어서 가맹점 수수료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더이상카드 영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게 비씨카드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는 비씨카드 등 카드사들이 출혈경쟁으로 초래한 경영부실을가맹점에 떠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마트는 또 카드사측이 제시하고 있는 수수료 원가도 카드사 입맛에 맞게 산출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수수료 인상시 가맹점 계약을 곧바로 해지하겠다는 입장을고수하고 있다.
비씨카드와 이마트는 현재까지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리고있어 결국 양측이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파국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KB카드와 삼성카드, LG카드 등의 대형 카드사들도 할인점 등 유통업체에대한 수수료 인상에 동참할 경우 카드사와 유통업체간의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KB카드가 최근 수수료를 인상한 홈쇼핑 업계 1위인 LG홈쇼핑은 지난주에KB카드측에 수수료를 재조정하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고, 다른 홈쇼핑업체들도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낸데 이어올해도 적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맹점들의 반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시장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수료 현실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