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창간44주년/국내외 경제전문가에 듣는다]<br><2>장수광(張曙光) 中톈쩌(天則)경제연구소장

"中산업 빠른속도로 발전…한국 기술개발 주력해야"<br>中개방·성장 세계경제에 활력소될것<br>경기과열 조짐 여전 추가긴축 불가피<br>금리인상 효과 불확실…가능성 낮아

[창간44주년/국내외 경제전문가에 듣는다]장수광(張曙光) 中톈쩌(天則)경제연구소장 "中산업 빠른속도로 발전…한국 기술개발 주력해야"中개방·성장 세계경제에 활력소될것경기과열 조짐 여전 추가긴축 불가피금리인상 효과 불확실…가능성 낮아 • ■장수광 소장은 누구 “한국이 중국에 대해 우위를 지키려면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중국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을 따라잡으려면 최소한 5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경제는 앞으로 10~20년간 크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과 중국 산업간의 보완관계가 크기 때문에 한국은 앞선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민간연구소인 톈쩌(天則)경제연구소의 장수광(張曙光ㆍ65ㆍ사진) 소장은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모색하려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보다 경쟁력이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소장은 중국 경제학계의 거두로 중국 정부가 경제발전계획이나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경제발전 전략, 무역정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발한 연구 및 저술활동을 통해 중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톈처 경제연구소에서 장 소장을 만나 중국 경제 전망과 한ㆍ중 양국간의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중국 경제는 20여년 이상 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성장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중국 경제 성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고, 전세계 무역증가율의 4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경제의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이 전세계적인 원ㆍ부자재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다른 나라의 고용 감소 등을 초래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옵니다. 하지만 중국의 개방과 성장은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면도 많습니다. -중국의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현재 경기를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지난 2003년 경제성장률(9.1%)은 최근 10년간의 성장률 평균치 8.8%보다 높습니다. 올 들어서도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있습니다. 성장률,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등 여러 점에서 부분적인 경기과열 조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들어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긴축정책이 지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긴축정책은 불가피했다고 봅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한 때 4%대를 상회할 정도로 물가불안 압력이 높아져 정부의 경제운용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 정부는 물가상승의 추이에 따라 다양한 통화ㆍ재정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봅니다. -통화증발 문제는 중국으로서는 큰 골칫거리입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외환보유고 증가로 위앤화 수요도 늘어남에 따라 중국정부는 통화증가를 억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억제는 중국 통화정책의 핵심입니다. 지난해 7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은행의 지불준비율을 인상한 것도 바로 통화량 증가 및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3차례나 지준율을 상향 조정한 것은 다른 조치들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통화정책의 운영 여지가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나 현재로서는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지불준비율 인상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준율 貫瓚막灌?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금리인상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연 언제쯤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십니까. ▦현재 중국 정부가 금리인상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리를 인상하면 당장은 대출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경착륙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당장은 금리인상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는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긴축정책의 효과가 확연히 나타나지 않거나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다면 금리인상 압력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경기과열을 억제하려면 정책적 조치와 함께 행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중국의 경기과열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토지공급, 인프라 투자 등에서 비롯됐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 실패’라기 보다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정적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방정부의 이기심이 경기과열에 따른 위험을 무시한 채 중앙정부의 긴축조치를 수용하지 않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정부의 긴축정책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책적 조치와 함께 행정적 조치를 병행해야 경기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보다 근본적인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정치개혁도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정치개혁은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치를 반드시 개혁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힘을 약화시킬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정부의 강력한 통제력이 요구되는 분야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정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법률이나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따라서 중앙기율감독위원회의 감독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언론에 의한 관리, 감시가 선행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앞으로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부의 시의 적절한 긴축정책에 힘입어 경기 과열이 진정되고 있기 때문에 연착륙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5월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18.3%로 4월의 34.7%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원자재 수입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습니다. 또 자본재 가격 상승세도 꺾여 연착륙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긴축정책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아직도 전력부족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긴축조치만 없으면 중국 경제는 올해 8% 정도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장기적인 전망도 그리 비관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계속 확대되는 등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에너지 부족, 도ㆍ농(都ㆍ農)간 및 개인별 소득격차, 타이완과의 문제 등 내부적인 문제점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냉철한 판단을 유지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한다면 이런 문제는 무난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앤화 절상 압력, 미국의 반덤핑 제소 등 통상압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통상 환경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위앤화 평가절상 압력, 무역마찰 등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이런 문제들이 WTO 정신에 따라 공정하게 대화를 통해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통상정책의 핵심은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에 있다고 믿습니다. -중국은 여러 산업분야에서 한국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경쟁 및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또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두 번째로 큰 투자국입니다. 이는 양국의 산업보완관계가 크다는 뜻입니다. 중국은 한국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봅니다. 최근 중국 산업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을 따라잡으려면 최소한 5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으로 몰려오면서 한국에서는 산업공동화 염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업은 세계 각국이 안고 있는 문제로 시장활성화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한국이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계속 기술적인 매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중국 보다 앞선 기술을 계속 개발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봅니? -한ㆍ중간 교역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두 나라가 경제교류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과 중국간의 경제교류는 양국의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경제교류는 계속 확대되어야 합니다.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한국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투자 부진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도 중국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데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합니다. 양국이 부족한 부문을 서로 보완해 가면서 경제교류를 확대하면 중국은 한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 구실을 할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ㆍ중ㆍ일 FTA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무역ㆍ투微喚瘟?밀접한 3국이 무역을 자유화하면 모두 수혜자가 될 것입니다. 경제적 이익이 증가하고 주민생활도 좋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산업수준이 한국과 일본에 비해 뒤져 있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은 중ㆍ저가품 취급을 받겠지만 중국의 경우 취업이 늘고 선진 제품과 문화유입으로 경제발전에 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 입력시간 : 2004-08-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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