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지난 주말 미국증시의 랠리 복귀에 힘입어 주초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주중반 이후부터는 3개월에 걸친 상승장에 대한 부담과 재료 부재로 `숨고르기`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재료가 보이지 않고, 그동안 외국인 외에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다는 점, 그리고 콜금리와 특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이미 발표되는 등이 추가 상승을 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외 주요기업, 특히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개선) 또는 3ㆍ4분기 실적 전망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거나 미국 증시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예상외의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외 주요기업 실적발표 큰 영향 없을 듯= 이번 주에는 국내외 주요기업들이 대거 실적발표를 한다. 미국에서는 14일 반도체 업체인 램버스를 시작으로 15일 인텔과 모토롤라, 16일 AMD와 애플컴퓨터, 17일 마이크로소프트ㆍ제너럴모터스(GM)ㆍ노키아(17일) 등이 2ㆍ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14일 포스코와 옥션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 16일에는 이번 주 증시의 방향을 가늠 지을 삼성전자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발표에서 어닝서프라이즈가 발생하지 않는 한 증시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야후와 제너럴일렉트릭(GE)이 예상치 수준 혹은 이를 조금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실적 개선보다는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개선에 대한 전망치와 기대감이 이미 높게 형성돼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단순히 실적이 호전됐다는 재료만으로 상승국면을 이끌어 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료가 나타나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 하루 만에 다시 랠리를 재개하는 저력을 보여준 것은 주 초반 하나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3.55포인트(0.92%) 오른 9,119.59, 나스닥은 18.04포인트(1.05%) 상승한 1,733.99 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각종 경제지표의 긍정적 신호 등으로 경제 개선쪽에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증시가 하루 만에 조정을 탈피한 것은 일단 긍정적인 신호”라며 “주초에는 주말효과에 따른 상승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것이 한 주를 관통하는 재료로 작용하기에는 힘이 딸린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장기간 상승에 따른 조정 압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장을 주도해 왔던 정보기술(IT)주 역시 단기 급등으로 인해 주가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어, 지수상승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주 중반 이후 주요기업의 실적발표와 필라델피아 서베이지수, 미시건대 소비자 심리지수 등 미국의 주요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고 그린스펀 FRB의장의 상하원 연설(15~16일)도 변동성의 폭을 넓힐 재료로 분석된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피로가 누적됐고, 실적보다는 가치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해진 만큼 숨고르기가 연장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시장에 변화를 줄 요인이 많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선호주ㆍ경기부양 수혜주 주목을=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는 상승보다는 조정에 무게가 두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주요 변수가 모두 확정되는 주 후반에는 쉬어가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680선을 1차 지지선으로 하겠지만, 실적발표가 예상보다 저조하거나 미국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반전할 경우 670선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주가부담과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승폭은 710~720선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데 대부분 일치된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등 외국인 선호종목이나 추경과 특소세 관련 수혜주 등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외국인의 투자패턴을 봤을 때 삼성전자의 경우 39만원대에서 횡보를 하다가 급격히 꺾일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에 대비해 시장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은 중저가 종목 위주 반등 기대= 지난 주말 나스닥의 상승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51포인트를 저항선으로 나스닥의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55 포인트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간조정을 거친 인터넷과 엔터테인먼트ㆍ디스플레이 관련주 등에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